저번 주부터 편도염이 생겼다. 염증이 심하다 보니 아프기도 아팠지만, 아픔보다는 외관상 거슬렸다. 염증을 하루빨리 없애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자주 다니던 동네 이비인후과에 들렸다. 대학생이 된 이후로 감기 걸린 적은 없었기에 오랜만에 왔다는 생각을 했다. 이비인후과는 여전히 작았지만 알찼다. 의사 선생님 또한 전에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의사 선생님은 진료를 봐주시더니 염증이 심하다고 하셨다. 석션으로 모든 염증을 제거해주셔서 아까까지만 해도 거슬리던 것들이 곧바로 사라질 수 있었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입안을 진료해주지 않는다는 말씀과 함께 목이 편해졌냐는 질문을 하셨다. 한 번 침을 삼켜보라는 말을 반복하시며 내가 편안해하는 모습을 보곤 뿌듯함을 느끼시는 것 같았다. 그리고는 염증에는 뜨거운 것보다는 차가운 게 좋다고 하셨다.
염증이 없어져서 집에 가는 길 내내 기분이 좋았고 의사 선생님이 감사했다. 지금 생각해도 그때는 참 감사했었다.
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지금도 편도염이 깨끗이 완치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어젯밤은 내일 약을 더 받아와야겠다고 다짐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어젯밤의 내일이었던 오늘, 의료 관련 일을 하는 친구로부터 갑작스러운 한 소식을 들었다. 이비인후과 의사 선생님이 어제 돌아가셨다고. 평소 많이 힘들어하셨다고.
어젯밤의 내 다짐이 이룰 수 없는 다짐이라는 것도 모른 채 나는 편한 잠을 잤었다. 아침부터 날이 좋아서 바람에 잔잔히 흔들리는 나뭇잎만 봐도 괜히 기분이 좋아지곤 했다. 오늘따라 하늘은 유난히도 맑았는데 이비인후과 문은 열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목을 아무리 어루만져 보아도 얼음을 벌써 몇 개나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염증은 나아지지 않았다.
나아질 리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