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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미버스 Jan 13. 2019

설거지와 우리엄마


1.

어느집 엄마가 그렇듯
나는 매일 설거지를 한다.

 먹고 마시는 것을 생이끝날때까지 해야하는 것처럼  
죽어야 끝나는게 설거지인거 같다.

주위에서 그렇게 설거지가 하기  싫으면 ,
다른세상이 열린다며

식기세척기를 사용하라 권하지만...

우리집에는 놓을 자리도 없고
산처럼 모아놓았다 하루 한번 하는 설거지.
그것도 안하느냐며
아직까지 스스로 구매를 미루고 있다.




설거지는 외롭다.
화도난다.



저녁을 위해 5시부터 요리를 시작한다.
6시 정도 저녁을 먹고나면
국그릇 밥그릇 반찬그릇등
개수대에 그릇이 하나둘 담겨진다.



그리고
모두들 밥먹고
자기공간들로 흩어지고 나면
나는 그때부터 고무장갑을 끼고 20분 넘게 설거지를 한다. ㅜ.ㅜ



매일하는 설거지가 당연하면서도
어쩔땐
가족들은 먹고 쉬는데
나만 노동하는거 같아 화가난다.

2.

우리엄마...그리고 설거지....ㅠㅠ



어릴때  우리때는
지금처럼 급식이  없어서
4자매가 매일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녔는데
아침 9시부터 10시까지 일하고
밤늦게 집에온 우리엄마는
가방에서 풀지도 않은 도시락 설거지를 보면
항상 눈물이 났다고 했었다.



그리고
우리를 향해
제발 도시락 가방에서 도시락이라도 꺼내
물에 담기놓기라도 하라며
늘 소리를 지르셨다.

지금 생각해 보면
도시락을 개수대에 담가놨던 기억이 별로 없는거로 보아
 우리는
엄마의 울부짖음을
 코로 입으로 들었는지
엄마말을 아예 듣지  않았던거 같다.


엄마는 지금의 나처럼
우리가 얼마나 얄밉고 야속했을까?ㅠㅠ



​태어나면서 부터

엄마가 설거지 하는 뒷모습만 보았던 애기아빠
그리고 애기아들
넘 당연해서
미안함도 고마움도 느끼지 않는거 같다.



​그래도 언젠가
우리가족도 나처럼 느껴질 날이 오겠지..

우리 엄마가
우리안사람이
매일 설거지 하면서 얼마나 싫었을까?

라고 느끼는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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