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MICUS Mar 25. 2019

밀리터리 덕후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팀 인터뷰] 호모미미쿠스 군사 프로젝트 고문 김익환 님 이야기 

호모미미쿠스엔 어떤 사람이 일하고 있을까요? 네 번째 인터뷰는 군사 프로젝트의 고문을 맡고 있는 김익환 님의 이야기입니다. (▲ 첫 번째 인터뷰 보러 가기 ▲두 번째 인터뷰 보러 가기 세 번째 인터뷰 보러 가기) 좋아하는 일을 실컷 하면서 커리어도 쌓고 돈도 벌면 얼마나 좋을까요? 익환님이야말로 실현되기 어렵다는 덕업 일치의 꿈을 이룬 사람 중 한 명입니다. 밀리터리 덕후 익환님의 상상이 현실이 되는 곳은 바로 덕후들의 성지, 호모미미쿠스라고 하는데요. 학부, 석사, 박사 다 조경을 공부한 조경학도 익환님이 어떻게 덕질하던 군사 분야의 프로젝트를 담당하게 되었을까요? 


* 덕업 일치 - 자기가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분야의 일을 직업으로 삼음 [국어사전] 



디자인 수업 시간에 밀덕에 입덕한 조경학도 

"덕력이랑 감기는 숨길 수 없어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호모미미쿠스에서 군사 프로젝트 고문을 맡고 있고요. 한국 과학기술원 문화기술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마무리하고 있는 김익환이라고 합니다. 


군사 프로젝트를 담당하신다고 하셨는데, 정확히 어떤 일을 하시나요?

호모미미쿠스는 자연모방을 방법론으로 삼아 다양한 영역의 연구 주제를 수행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저는 군사 파트의 현황 분석, 최신 기술 팔로우업을 하면서 해당 이슈가 자연모방 기술과 어떻게 결합할 수 있는지, 자연모방 기술이 적용되었을 때 어느 정도 선효과가 예측될 수 있는지 설정하고 특허를 내는 등 군사 파트 안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군사고문이란 독특한 파트를 맡고 계신데 전공이 군사학인가요?

아니요, 저는 학부와 석사 모두 조경학과를 나왔어요. 박사에서도 군과 관련된 부분을 다루지 않고요. 학부 때는 전통적인 조경학을 공부했어요. 공원설계, 경관학, 도시계획 같은 걸 하다가 석사 때 가상공간의 공간설계를 실제 공간설계를 훈련받은 조경가, 건축가와 같은 전문 인력이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주제로 논문을 작성했어요. 조경학회에서 처음 있었던 시도였고 교수님들 평가도 좋았어요. 


교수님들께서 적극적으로 조경 분야를 가상공간 쪽으로 확장해보라고 조언해주셨고요. 그런데 일반 조경학과에서는 이 연구 주제를 충분히 지원받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지도해 줄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박사 과정을 할 다른 학교를 알아보던 중에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이 예술과 기술이 공존하는 성격의 대학원이라는 걸 알게 돼서 진학하게 되었고, 이곳에서 가상공간에서의 설계 방법론 구축에 관하여 연구하고 있습니다. 


사실 군사 분야는 철저하게 취미생활로 해왔어요. 어쩌다 밀덕질을 하게 되면서 10여 년 정도 군사 관련된 부분을 계속 깊게 다뤘어요. 그러다 보니 군사 분야에 관심도 많이 생겼고 이것저것 많이 알게 됐어요. 같은 연구실에 있었던 선중님과 종종 이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어느 날 선중님이 덕질을 취미로만 하지 말고 덕질로 쌓은 지식과 디자인이 가능한 전공 분야를 살려서 군사 프로젝트의 자문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주셔서 소위 말하는 '덕업 일치'를 하게 되었습니다. 


조경학을 전공하셨는데 전공이 입덕에 영향을 줬나요밀덕에 어떻게 입덕하게 됐는지

학부 1학년 1학기 때 디자인 원론 수업 첫 시간에 교수님께서 이런 과제를 내주셨어요. "학생들이 생각하기에 가장 디자인이 잘 된 제품을 가지고 와서 설명해봐라." 학생들이 다양한 디자인 제품을 가져왔고 어떤 학생들은 자동차를 가져올 수 없으니깐 자동차 모형 같은 걸 가져오기도 했던 것 같아요. 저는 당시 밀덕이 아니었는데도 '총기'야말로 디자인과 기술의 결정체라고 생각했어요. 


정말 순수하게 학문적인 입장에서 접근해보면 총기의 경우엔 누구나 쉽게 사용 방법을 익힐 수 있고(User Interface),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여성들에게 총을 주더라도 자연스럽게 권총 손잡이를 쥐게 되고, 어깨에 견착을 하는 등 자세가 나오잖아요(Natural User Interface), 거기다가 공학적 측면에서 총을 진흙탕에 쏘든 소금물에 쏘든 총알이 나가야 하니깐 공학적인 신뢰도(Reliability)도 높겠죠. 수 백 발을 쏴도 모양이 흐트러지면 안 되니깐 정교함이 있고 휴대가 쉬워야 하니깐 소재의 경량화가 잘 되어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총기만큼 디자인의 정수인 아이템이 없다"라고 발표했었어요. 발표를 준비하면서 이쪽 분야에 흥미를 느낀 게 시작이었어요.


또 제가 조경학과다보니깐 답사를 굉장히 많이 다녔어요. 실제로 장소에 가봐야 알 수 있고, 좋은 장소에 가봐야 나도 좋은 공간을 만들 수 있으니깐. 수목 조사하러 산에도 가야 하고요. 답사를 할 땐 아무래도 군용 장비가 최고죠. 옷도 그렇고, 야삽도 그렇고, 식사는 전투식량 가져가면 되니깐 편하더라고요. 군장비는 특수하게 목적화된 부분이 있어서 목적에 부합하게 되면 정말 좋아요. 사실 밀덕에 대한 포텐이 터진 건 군대에 입대하면서부터였어요. 군 생활이 정말 재미있었거든요. 




밀리터리 덕후가 말하는 덕후의 특징 

"덕후들의 덕질 과정은 이론 물리학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어요." 

 

군대에서요? 보통 군 생활을 한 방면은 쳐다도 보지 않는다던데...

저는 최전방 육군 6사단 19 연대에서 근무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습니다. 강원도 철원의 FEBA(Forward Edge of Battle Area)에서 일 년 내내 훈련을 했어요. 이 부대는 훈련 스케일이 되게 커요. 육군 항공도 오고 기갑도 오고 그래서 군생활을 하면서 육군에 보급되어 있는 모든 무기와 화기와 전차와 포랑 이런 것들을 다 다양하게 접할 수 있었어요. 


게다가 제 보직이 중대 통신병이었어요. 중대장님 옆에서 통신 업무를 하면서 화기들의 화력을 유도하는 일 같은 걸 했어요. 예를 들면 자주포에 4km 앞에 있는 목표물을 쏘라고 통신하면 실제 4km 앞 목표물에 발사되고. 무엇보다 중대 통신병 비중이 꽤 높다 보니 남들보다 먼저 정보를 듣고 훈련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 수 있어서 훈련을 즐길 수 있었어요. 이 흐름 속에서 내 역할이 무엇인지 알고 내 행위가 어떤 결과를 낼지 아니깐 무전기도 굉장히 재미있는 도구가 되고 총도 중요한 툴이 되더라고요.


군대에서 흥미를 느끼고 나오셔서 본격적으로 덕질을 시작하신 건가요?

네 본격적으로 시작했죠. 구매도 많이 하고 사람들 모아서 서바이벌 게임도 하고. 국토 대장정도 하고 지리산 종주, 설악산, 태백산, 한라산, 제주도 종주 같은 것도 하고. 


보통 덕후들이 혼자서 자기 하고 싶은  하는 성향인데익환님은 사회적인 덕후의 면모를 보이시네요군대가 집단이 중요해서 그런가요?

그럴 수도 있겠죠.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해드리고 싶은데 제 덕질 경력상 가장 크게 서바이벌 게임을 열었던 적이 있어요. 7-8년 전쯤인데, 이벤트를 열기 위해 섬을 하나 빌렸어요. 이게 엄밀히 말하면 만 같은 건데. 그때 참가자가 약 80명 가까이 왔어요. 


보통 통상적인 서바이벌 게임은 미리 팀을 나눠줘요. A팀이 누구누구, B팀이 누구누구, 싸우세요. 이런 식이거든요. 근데 그때 저는 팀을 알아서 짜게 했어요. 당시 룰이 참가자 전원에게 탁구공을 나눠주고, 총을 맞으면 전사자가 가진 탁구공을 상대가 가져올 수 있다는 거였어요. 총을 쏘지 않은 다른 사람이 전사자의 탁구공을 가져가도 상관없었고요. 팀을 알아서 짜게 하니깐 20-30명씩 큰 규모로 A팀, B팀이 생기고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짝을 이루기도 했어요. 총 다섯 개의 팀이 생겼어요. 


팀마다 전략도 달랐는데, 어떤 팀은 공산당처럼 탁구공을 한 명이 모두 관리하고, 어떤 팀은 자본주의처럼 능력껏 가져가는 식이었어요. 48시간 동안 게임이 진행됐고, 제일 탁구공을 많이 모은 팀에게 RC, 드론 같은 장난감을 상품으로 주겠다고 했습니다. 어떤 팀이 일등을 했을까요? 아까 다섯 개의 팀이 있다고 했잖아요. 근데 여섯 번째 팀이 있었어요. 여섯 번째 팀은 다섯 명으로 이뤄져 있었고, 이 멤버들은 각각 A~E팀에 들어가서 한 날 한 시에 자기 팀 사람들을 총으로 쏴서 탁구공을 가져왔어요. 그리고 다같이 모인 자리에서 한 명이 네 명의 등을 쏘고 단독으로 1등을 했습니다. 79명에게 욕을 먹으면서 탁구공 80개를 가져온 거예요. 


엄청난 에너지가 느껴지네요. 덕후들이 덕질에 에너지를 쓰고 한 분야에 디깅 하는 방식이 궁금합니다.

덕후가 깊이 알고 있는 건 맞지만 사실 한계가 있어요. 미국이 거의 국익을 걸고 지키고 있는 보안사항이기 때문에 B-2 스피릿 스텔스라는 폭격기의 설계 과정이나 재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지구 상에 거의 없을 거예요. 하지만 덕후들은 공개된 사진, 영상들 그리고 공개된 군사 케이스를 비교하면서 추론을 하면서 한 분야를 깊게 디깅 합니다. 예전에 이것은 이렇게 했으니깐 이럴 거고, 이런 기술이 도입됐을 거고, 이 정도의 스펙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이런 식으로요. 


많은 덕후들이 추론과 토론을 하며 깊어지는 거군요

네 어떻게 보면 이론 물리학이랑 비슷해요. 계속 머릿속으로 실험을 해요. 이 탱크랑 저 탱크를 싸우게 하면 누가 이길까 이런 주제로 토론이 시작되기도 하고요. '얘는 어떤 스펙, 기능이기 때문에 어떤 현장에서 정말 막강할 것이다' 이런 식의 추론이 이어지는 거죠. 이론 물리학 학회 현장이랑 비슷하죠. 타보지도 않은 아니 실제 보지도 못한 탱크의 전투력을 토론한다는 게 여러 가설을 세우고 추론해가는 이론 물리학이랑 비슷하죠. 물론 밀덕들의 토론 중에는 실제 전차를 운용해봤던 예비역들이 참가하면서 토론이 깊어지기도 합니다. 


덕후들의 추론이 얼추 맞는 경우도 있어요. 새로운 장비가 나오면서 그 장비의 기술 스펙이 풀려서 봤더니 덕후들이 추측한 게 맞는 경우도 있고, 끝끝내 알지 못하는 기술도 있고요. 사실 가장 무서운 건 이런 깊은 추론 하나하나가 모여서 집단지성이 되는 거예요. 위키피디아를 보면 집단지성의 힘을 알 수 있죠. 


밀덕들이 많다는 얘기는 들었는데밀덕 눈으로   익환님이 처음이었어요

길거리에서 밀덕을 인지하는 방법이 몇 가지가 있어요. 우선 그 사람이 밀스펙에 맞춘 시계를 차고 있다거나, OD색, TAN색 아이템을 입거나 신고 있으면 높은 확률로 밀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 초록색을 'OD색', 카멜 색상을 'TAN색'이라고 해도 밀덕입니다. 


익환님이 착용하고 있는 밀스펙 시계 ⓒ김익환


이 사람이 가방을 메고 있는데 가방에 이상한 매듭 '몰리'라고 하는 매듭이 있으면 밀덕일 확률이 90% 이상까지 올라갑니다. 


몰리 매듭 (좌) ⓒedcforums.com 밸크로형 패치 (우) ⓒnightnia.egloos.com


거기에 군용이 아니더라도 밸크로 형식의 패치를 옷이나 가방에 달고 있으면 밀덕일 확률이 98%까지 올라갑니다. 덕력과 감기는 숨길 수가 없이 행동에 자꾸 배어 나오게 됩니다. 



밀리터리 덕후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덕후의 발상이 실제 사람을 살리는 군사기술이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스러워요" 


아까 선중님이 덕질만 하지 말고 일을 해보자라고 해서 시작하셨다고 했는데 그게 어떻게 시작이 된 건지.

연구실에 있었을 때 선중님과 둘이 친하게 지냈어요. 선중님이 먼저 졸업을 하고 창업을 했고 전 한참 박사 과정 중에 있었어요. 종종 둘이 만나서 밥도 먹고 술도 마셨는데 선중님이 사업 아이템을 찾고 있더라고요. 제가 마침 파이라는 이름의 큰 개를 기르고 있고, 밀덕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군견에 대한 아이템을 떠올리게 됐습니다.


그냥 가볍게 술자리에서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 이러면 재미있지 않겠어? 하면서 얘기를 했어요. 지금 군에서는 폭발물을 찾을 때 폭발물 탐지견과 군인이 조를 이뤄 함께 작전을 수행해야 돼서 위험하거든요. 술 마시면서 했던 얘기가 요즘도 군견이 대신 폭발물을 탐지하고 있지만 군견을 원격으로 조작하게 되면 군견을 운용하는 인원(핸들러)이 위험지대에서 이격, 안전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였어요. 근데 선중님이 그걸 잘 캐치해서 사업화(K10 프로젝트)에 성공하면서 계속 함께 군사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어요. 


아이디어만 제공하시나요? 아니면  간단한 디자인까지 하시나요

아이디에이션부터 디자인까지 합니다. 길진님이 그걸 구현하고요. 


익환님이 군견 프로젝트를 하셨다고 들었는데 앞으로도 군견 프로젝트를 진행해가실 예정인가요?

그렇죠. 군견에 대한 프로젝트를 발전시키면서 다른 것들도 찾아내고요. 지금도 아이템 3-4개 정도가 한꺼번에 진행되고 있고. 군견 프로젝트의 연장선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폭탄이라든가 위험물을 감지할 수 있는 탐지 장비도 만들고 있고요.


자연모방 기술이 군사 프로젝트에 도입되는 방식이 궁금합니다

군견 프로젝트의 경우를 예로 들면 군견이 달리면 그 위에 달린 카메라가 흔들려서 잔상이 많이 남거든요. 그 잔상을 어떻게 개선할까 싶었는데, 선중님이 깡충거미의 눈을 모방한 카메라 렌즈 구조를 제안했습니다. 깡충거미의 눈을 모방한 영상처리 프로세스를 개발하기도 했고요. 


제가 이런 군수 기술이 생기면 좋을 것 같아, 이쪽이 지금 블루오션이야, 이 부분은 굉장히 낙후되어 있어라고 주제를 꺼내고 선중님과 같이 디자인을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어떤 생물의 어떤 원리를 모방하면 효율이 높을 것 같다는 결론이 나오고 저는 그걸 적용해서 다시 디자인을 합니다. 제가 디자인을 만들어서 길진님과 공유하면 길진님이 또 피드백을 주고 저는 피드백에 따라 다시 디자인을 바꾸고요. 


제가 이전엔 자연모방을 기술력 강화하는  방법으로만 생각했었는데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  있는 디자인이더라고요.

네, 예를 들어보면 우리가 노트북에 자연모방을 적용했다고 하면 이 노트북 모니터의 크기라든가 재질을 자연 모방적으로 접근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모니터를 만드는 과정 자체에 자연모방을 도입해도 됩니다. 모니터를 디자인하는 방식에 적용해도 되고. 모니터를 쓰는 사람에게 사용성을 학습하게 하는 것도 자연모방이 될 수 있어요. 단순히 오브젝트만 보는 게 아니라 오브젝트에 연계된 시스템까지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해요. 그렇게 되면 자연모방을 적용할 수 있는 게 정말 많아져요. 


실제 지금 통용되는 무기 중에서는 자연모방 기술이 도입된 무기들이 있나요

항공기가 유독 그런 게 많죠. 항공기 같은 경우엔 B-2라고 아마 현존하는 군장비 중에서 가장 비싼 군장비 탑 3 안에 드는 무기가 있는데 B-2 스피릿이라고 하는 스텔스 폭격기예요. 근데 그 스텔스 폭격기의 단면이 매가 날아가는 단면의 형상이랑 똑같아요. 


사실 제가 볼 땐 '매의 형상을 모방하자'라고 해서 이런 형상이 나온 것 같진 않고. 엔지니어들이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할까를 논의하다 보니깐 가장 효율적으로 비행하는 매의 모양이 나온 거 같아요. 물론 이것의 설계과정은 기밀이기 때문에 절대 알 수 없지만요. 항공기 분야에서 무기는 아니지만 공기 저항을 낮춘다거나 항공기 무게를 줄이는데 실제 자연모방 기술이 도입되었고요. 


박사과정을 하시면서 군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고 계시잖아요. 부담되진 않으세요?

사람들이 저에게 박사 논문 쓰느라 바쁜데 일할 시간이 있어요?라고 묻겠지만 저는 오히려 일정 시간 회사에 나와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리프레쉬가 되고 도움이 돼요. 똑같은 연구주제를 일주일 내내 잡고 있으면 사람이 오히려 방전되는 편인데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충전도 되고, 의욕도 살아나는 편이에요. 


게다가 호모미미쿠스에서 생각하는 '군사제품'은 다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기 때문에 덕후의 발상이 사람을 살리는 군사기술이 된다는 사실 만으로도 만족스러워요. 개인적인 만족을 위해서 했던 덕질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더 좋은 것 같아요. 


앞으로 호모미미쿠스에서 만들고 싶은 어떤 것들진행하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나요?

제가 궁극적으로 꿈꾸는 무기는 그 무기 때문에 보직이 생기는 무기예요. 기존 무기와 대적할 수 없는 그런 무기 혹은 대적 상대가 있더라도 전혀 새로운 무기를 말해요. 새 무기를 운용하기 위해서 군대 내에 새로운 직업이 생깁니다. 호모미미쿠스의 군견 프로젝트도 새로운 보직을 만들어낼 수 있는 군사 장비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존 무기의 성능 업그레이드하는 것보다 아예 새로운 보직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의 무기를 만드는 게 제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단순히 제품을 새 제품으로 교환하는  아니라 시스템문화 등을 바뀔  있는?

네. 이걸 덕스러운 표현으로 바꾸면 작계(작전계획)랑 운용인원에 영향을 미치는 그런 무기 시스템을 만들고 싶어요. 잠수함이 없었을 때는 대잠 전투란 이런 개념이 없었어요. 근데 잠수함이 생기니깐 대잠 전용 팀이 있어야 하는구나. 잠수함 운용인원이 생겨야 하는구나 하면서 그에 관련된 도미터리가 아예 새로 만들어진 것처럼.


호모미미쿠스라는 회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별로 회사 같지 않아서. 저는 호모미미쿠스가 가장 이상적인 스타트업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선중님 같은 경우에는 경영, 영업에 있어서 진짜 큰 능력이 있어요. 투자받고 결정을 내리고 이런 것들. 저 같은 경우엔 시장에 필요한 새로운 아이템을 계속 제안하고 있고. 길진님은 이런 것들을 어떻게든 니즈에 맞춰서 만들어내고. 그 포지션이 있고 딱딱 잘 맞춰 돌아가고 있어요. 서로에 대한 신뢰도가 높으니깐 자율성도 높고 스트레스받지 않고 일하기 때문에 딱히 '회사' 같다는 딱딱한 느낌은 아니에요. 


회사에 대한 만족도가 높네요. 선중님이 인터뷰에서 "미친놈들을 위한 회사를 만들고 싶다"라고 하셨는데. 길진님은 이미 그런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네. 이미 미친놈들을 위한 회사 같아요. 실험도 많이 하고 그만큼 성과도 나오고. 무엇보다 구성원들이 딱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니깐 그만큼의 복지가 또 없는 것 같아요. 나중에 저희가 잘 돼서 규모가 커지면 이런 분위기는 추진력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겠다고 생각하기도 해요.


어떤 동료(미친놈)들과 함께 하고 싶은지 

제가 회사 대표는 아니지만 짐작컨대 덕후분들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무언가를 좋아하는 덕후 말고 좋아하는 영역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생각할 수 있는 덕후였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커피를 너무 좋아하는 사람인데 로스팅 단계에서 어떤 문제점을 발견했고 이에 대한 답을 자연모방적으로 풀어가고 싶은 덕후를 원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인터뷰 중에 덕후라는 말이 굉장히 많이 나왔는데, 덕후에도 굉장히 종류가 여러 개 있어요. 한 영역을 깊게 파는 덕후가 있고. 흔히 항덕, 총덕, 항덕은 항공기, 총덕은 총덕. 총덕 안에서도 종류가 여러 개 있을 수 있고. 저는 넓고 얕아요. 사실 저는 덕후라고 칭하기가 눈치가 보여요. 


깊게 파는 덕후들이 보기에 저는 요정도 밖에 안 돼요. 그냥 다만 다양하게 두루두루 알고 있다인 거지. '정말 깊다'는 아니에요. 하지만 제가 한 분야만 깊게 파는 덕후면 회사 입장에선 오히려 불편했을 거예요. 쟤는 권총밖에 만들 줄 몰라. 뭐 이러면서. 호모미미쿠스에서 밀리터리 덕후인 제 발상이 시장을 바꿀 아이템이 되어가는 과정이 정말 즐거워요. 그리고 회사에 저와 비슷한 결의 덕후들이 많이 모여있어서 좋아요. 함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무언가를 만들어내고요. 무엇보다 함께 덕질하는 내용을 공유하다 보니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고 계속 성장할 수 있기도 하고요. 



익환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밀리터리 덕후, 덕후의 세계에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아서 인터뷰를 하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팀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말하고 그 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 여부보다 아이디어가 가진 '문제'에 집중해 끝까지 해결책을 도출해내고 결국 현실로 구현해내는 팀 분위기를 보면서 호모미미쿠스야말로 덕후의 상상이 현실이 되는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덕업 일치하고 싶은 분들, 덕후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 싶은 분들은 호모미미쿠스 홈페이지에서 회사 전반에 대한 내용과 채용 포지션을 확인해주세요. 호모미미쿠스는 언제나 다양한 산업 분야의 덕후들을 맞을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 익환님의 동료가 되어주세요~ 


회사 소개 및 채용공고 보러가기 ↓↓↓↓

mimic.us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