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놀려 먹는 재미
“너무 걱정하지 마, 친구.”
누군가가 뒤에서 곰 인형의 어깨를 툭 하고 치자 곰 인형은 소스라치게 놀랐어요.
곰 인형을 걱정하는 듯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똑똑이였어요.
“풉, 좀 웃긴 모습이긴 하지만 말이야.”
곧이어 위쪽 어딘가에서도 누군가의 비웃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 왔죠.
오븐 위에서 곰 인형을 내려다보는 주인공은 오늘따라 얼굴에 장난기가 가득한 고양이 블루였어요.
“누... 누구세요?”
똑똑이는 화들짝 놀라 등 뒤에 있는 똑똑이를 한 번 쳐다보고, 고개를 들어 자신을 바라보는 블루를 확인했어요.
“크흠, 우리가 누군지 알 필요는 없고,”
귀찮은 건 딱 질색인 똑똑이는 정체를 밝히는 대신 헛기침을 했어요.
“이 몹시 자비로운 블루 님께서 어젯밤 어떤 일이 있었는지 대신 설명해 드리지.”
블루는 자그마한 턱을 치켜들더니 곰 인형에게 어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 주었어요.
루나가 릴리 할머니를 돕기 위해 곰 인형을 식탁 위에 앉혀 둔 일부터, 마무리를 서두르던 릴리 할머니가 곰 인형 위에 실수로 버터크림을 짜 올리고 체리를 얹은 일, 루나가 곰 인형을 깜빡한 채 부엌을 떠난 일까지요.
블루가 말하는 동안 똑똑이는 곰 인형 옆에서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가끔 음! 하며 짧은 맞장구를 치기도 했어요.
“뭐 이런 일이 있었단 거야.”
어느새 오븐 위에서 내려와 곰 인형 앞에 자리 잡은 블루는 모든 설명을 마쳤어요.
그러더니 곰 인형을 향해 어깨를 으쓱 하곤 한 마디를 더했죠.
“지금 네 모습이 좀 웃기긴 하지. 머리에 버터크림을 뒤집어 쓴 모양새라니.”
블루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곰 인형은 지금 제 모습이 상상되지 않아 머리 위를 연신 더듬었어요.
그리고, 가장 걱정되는 건 딱 하나였어요.
“루나가 변한 내 모습을 싫어하면 어떡하지?’
루나는 곰 인형의 복슬복슬한 머리를 쓰다듬는 걸 좋아했는데, 이제 그럴 수 없게 되었거든요.
그런데 블루의 말을 가만히 듣고만 있던 똑똑이도 옆에서 한 마디를 거들었어요.
“네 말이 맞아 블루. 이 우스꽝스러운 모습 좀 보라고. 크림으로도 모자라 새빨간 체리까지 얹고 있고 말이야.”
두 고양이의 키득거림에 곰 인형의 얼굴은 머리에 올라간 체리만큼 새빨갛게 달아올랐어요. 곰 인형은 얼른 자신의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었죠.
곰 인형은 몇 번이고 머리 위 버터크림을 떼어 내려 시도해 봤지만, 단단하게 굳은 버터크림은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어요.
설상가상으로 버터크림을 힘주어 떼어 내려 하자, 곰 인형의 복슬복슬한 털까지 함께 뜯겨 나가려 했어요.
“저어... 이름 모를 두 고양이 님...!”
아무리 노력해도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방법이 없어지자, 곰 인형은 두 눈을 질끈 감고 물었어요.
“지금 제 모습이 그렇게 웃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