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가출
“지금 제 모습이 그렇게 웃긴가요?”
“푸흡, 그걸 꼭 말로 해 줘야 아나?”
입 밖으로 삐져나오는 웃음을 참지 않는 블루의 모습에 곰 인형은 좌절했어요.
그러고는 그 옆에서 대답 없이 키득거리든 똑똑이의 모습에 마음속으로 무언가를 결정한 듯했어요.
“......”
잠깐의 침묵 뒤, 곰 인형은 말했어요.
“루나가 지금 제 모습을 보면 분명히 절 싫어하겠죠.”
버터크림에 체리까지 올라간 곰 인형이라니. 루나는 이런 웃긴 모양을 한 곰 인형을 좋아하지 않을 게 분명했어요.
곰 인형은 사랑하는 루나에게 미움 받는다는 상상만 해도 마음이 괴로웠어요.
“그럼~! 예전처럼 좋아하진 않겠.... 응?”
똑똑이는 계속해서 곰 인형을 놀려 먹던 블루의 옆구리를 쿡 찔렀어요. 그러더니 릴리 할머니의 부엌 뒷문을 턱짓으로 가리켰죠.
“잠, 잠깐만, 어이! 너 어딜 가는 거야?”
식탁에서 의자로, 의자에서 바닥으로 휙 하고 내려온 곰 인형은 부엌 뒷문 아래쪽에 뚫어 둔 고양이 통로를 통해 밖으로 나가 버렸어요.
집 밖으로 나가겠다는 마음을 단단히 먹은 듯, 블루가 말릴 겨를도 없었죠.
“어쩌지...? 우리가 너무 놀렸나?”
블루는 장난이 심한 걸 이제야 깨달았는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어요. 하지만 똑똑이는 내 알바 아니라는 듯 가볍게 대꾸했죠.
“난 몰라, 이제 루나가 하루 종일 울 일만 남았군.”
* * *
“역시 푸릇푸릇숲은 한숨 돌리기에 최고야!”
미미는 푸릇푸릇숲의 한 벤치에 털썩 앉아 집에서 싸 온 도시락을 펼쳤어요.
몇 년 전 독립해서 자신의 이름을 딴 출판사를 차렸지만, 내는 책마다 고만고만한 실적만 내며 모아 둔 돈을 조금씩 까먹는 중이었어요.
“캬아, 차가운 아메리카노도 빠질 순 없지!”
미미가 좋아하는 것만 골라 담은 도시락에 코끼리 아저씨의 카페에서 사 온 커피 한 잔. 미미의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어요.
“휴우. 나... 앞으로 괜찮을까...?”
미미는 스스로에게 물었어요.
모두에게 인정받으며 일하던 출판사에서 독립해 미미출판사를 차렸지만, 이렇다 할 히트작도 없었고 출판사 이름도 알려지지 않았죠.
하루 종일 원고지를 가득 쌓아 올린 채 쉴 새 없이 일해도 베스트셀러와는 거리가 먼 날들이 이어졌어요.
미미는 답답한 마음에 기분도 전환할 겸 푸릇푸릇숲에서 머리를 식히며 잠시 쉬어 가기로 했죠.
미미는 부정적인 생각을 날려버리려는 듯, 고개를 좌우로 휙휙 젓고는 주먹을 불끈 쥐었어요.
“아 몰라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아자!”
푸릇푸릇숲은 말랑도레미별의 빌딩 숲 한가운데에 위치한 커다란 공원이었어요. 말랑도레미별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초록빛이 가득한 이 공원을 좋아했죠.
미미가 복잡한 회사일은 모두 잊고 푸릇푸릇숲만의 분위기를 즐기던 그때였어요.
‘응? 저게 뭐야?’
내가 피곤해서 헛것을 보는 건가.
쪼록, 하고 차가운 커피를 마시던 미미의 앞에 이상한 광경이 펼쳐졌어요.
두 눈을 슥슥 여러 번 문질러 봐도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대로였어요. 머리에 새하얀 크림과 체리를 올린 곰 인형이 몰려든 비둘기들을 피해 달려가는 모습이었죠.
“살, 살, 살려주세요!”
어라? 곰 인형이 말도 하네?
비둘기들은 곰 인형 머리 위에 올라간 크림과 체리를 쪼아 먹기 위해 푸드덕거리며 곰 인형을 쫒고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