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점 미미멜로디#3. 지구별에 내디딘 첫발

by 미미멜로디

#3. 지구별에 내디딘 첫발



“뭘 어쩌겠어. 방법은 하나지.”


가슴을 내밀고 자신 있게 말하는 미미의 눈이 반짝였어요.


“멜로디, 여기가 우리의 목적지라고 생각해 보는 건 어때?”


미미의 물음은 멜로디가 전혀 생각해 보지 못한 것이었어요.


멜로디는 미미가 한 말을 고스란히 되돌려주었어요.


“무슨 소리야? 지구별이 우리의 목적지라고?”

“그래, 우리는 구름파솔라별이 아니라 지구별로 여행을 온 거야. 그것도 아주 긴 여행을 떠나 온 거라고!”


뜬금 없는 미미의 말에 멜로디의 미간에는 깊은 주름이 새겨졌어요.


“흐음...”


미미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멜로디를 찬찬히 설득했어요.


“바꿔서 생각해 봐. 우리 둘이 언제 이렇게 긴 여행을 떠날 수 있겠어. 우리는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휴가를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된다고!”


‘그건 그래.’


멜로디는 생각했어요.


매일 매일 머리를 틀어올린 채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고도 원고지 더미를 잔뜩 들고 집으로 돌아오던 미미와, 도도솔솔 유치원 아이들을 위해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며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내던 자신의 모습을요.


그리고 멜로디는 드디어 미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어요.


“알겠어 미미. 나 이제 더 이상 울지 않을게.”


멜로디의 목소리에선 울음기가 싹 사라졌어요. 목소리는 더욱 또박또박해졌죠.


“우리가 지구별에 온 이유가 있겠지. 나, 이제 너랑 같이 지구별에서 버텨 볼 거야.”


멜로디의 대답에 미미는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어요.


사실 미미도 지구별에서의 생활이 무섭고 불안한 건 마찬가지였지만 멜로디에게 티를 낼 수는 없었어요.


불안해하는 멜로디 옆에서 자신마저 우울해진다면 지구별에서의 2299년을 버티기 어려울 거라는 확신이 들었거든요.


미미는 멜로디를 위해 용기를 낸 거예요.


“가자, 미미!”

“좋았어!”


우여곡절 끝에 미미와 멜로디, 그리고 멜로디 품에 꼭 안긴 체리체리베어는 지구별을 여행하기 시작했어요.


이들은 알프스산맥에 잔뜩 쌓인 눈을 보았고, 캐나다에서 오로라도 보았어요.


구름파솔라별의 에메랄드빛 바다보다도 아름다운 하와이의 푸른 바다도, 왁자지껄 시끄럽고 화려한 대만의 야시장도 보았죠.


“지구별이 이렇게나 아름다운 곳이었다니!”


가는 곳마다 감탄을 자아내는 지구별의 모습에 멜로디는 지구별에서의 2299년도 예상보단 꽤 버틸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니, 버틴다기보다 이제는 즐거운 마음이 조금 더 커지기 시작했죠.


그리고 하루, 이틀, 사흘, 나흘... 지구별을 여행하고 정확히 일 년이 흐른 뒤, 멜로디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어요.


“미미, 혹시... 너도 느꼈니?”

“응, 멜로디. 너도 설마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건 아니겠지.”


미미와 멜로디는 약속이나 한 듯, ‘휴우’ 하고 짧은 한숨을 토해냈어요.


“미미, 우리가 같은 생각을 하는 게 맞는 것 같아...”


미미와 멜로디는 서로 눈을 마주치고는 고개를 두어 번 끄덕였어요. 그리곤 동시에 외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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