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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댁 말썽쟁이 / 캐서린 패터슨 글, 이다희 옮김 / 비룡소
표지를 기가 막히게 잘 골랐어요. 저작권이 없는 이미지들 중에서 골랐을 텐데 정말 이 글의 주인공 분위기가 딱 이렇거든요. 어이구 로비, 널 어쩌면 좋니~
캐서린 패터슨이 내세우는 십 대의 주인공들은 상투적이지 않아서 좋아요. '위풍당당 질리 홉킨스'의 질리는 고집세고 불량스러워 절대로 위탁하고 싶지 않죠. '내가 사랑한 야곱'의 사라 루이스는 너무나 촌스럽고 투박하고 억척스러워서 사랑스러움과는 거리가 멀어요. 그리고 '목사님 댁 말썽쟁이'의 로비는 못된 장난과 싸움질, 아슬아슬한 거짓말이 이어져서 내 자식이면 골치 아프겠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그런데 이 아이들은 결코 미워할 수 없어요. 어른이 된 우리는 잘 알죠. 그 나이의 삐딱함, 그 나이의 순수함과 심술궂음을요. 캐서린 패터슨이 1인칭의 시점으로 섬세하게 보여주는 미숙하고 불안하고 변덕스러운 십 대의 마음은 제 어린 시절의 혼란스러움과 불만, 우울과 어지러움을 떠오르게 해요.
그래서 그녀의 글을 읽을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죠.
'작가가 인물에게 빙의해서 쓴 건 아닐까? '
곧 여름방학이 시작되죠! 중학생 자녀가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할게요. 독서 좀 한다고 자부하는 초등학교 고학년 자녀도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거예요. 그리고 책을 다 읽은 후에 이런 질문으로 자녀와 얘기해 보세요.
"너는 로비가 말썽쟁이라고 생각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