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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예 Nov 20. 2023

그들은 알까?

책방 시나몬베어

몇 주 전 김포의 동네 책방지기들과 김주영의원의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꿈틀책방 이숙희 대표님의 주도 아래 한 시간 반 가까이 긴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고양이나 파주에 비해서 아쉬운 정책, 독립책방이 만드는 골목문화상권의 문화적 토대와 트렌디함, 책방의 가치 등.. 그동안 미처 헤아려 보지 못했고 잘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알게 되었어요.

결론은 책방협동조합으로 활동해야 다양한 정보교류와 의견 전달에 힘이 생긴다는 거였습니다.

사실 저는 당장의 월세와 체력적 균형과 개인 작업 사이에서 계속 이유와 의미를 찾으며 현생을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간담회의 이야기들이 먼 나라 얘기처럼 느껴졌어요.

어쩜 너무 달리고 있어서 살짝 지친 것 같아요.

또 열심히 살고 있네요. 삶의 여백을 누리지 못하고 또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하지만 자영업자라면 다 이렇지 않을까요? 안정적인 수입이 있어서 천천히 책을 음미하고 나눌 수 있기를 다 꿈꾸고 있지 않을까요?

암튼 국회의원과 함께 하는 간담회를 통해 저도 엄연한 책방지기이고 김포에서 작지만 분명하고 선한 영향력을 뽐내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걸 누군가 알아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이 수업이 얼마나 독창적이고 헌신적인지 알까?  책방에서 얻는 마법을 알까? 내가 어느 날 책방문을 닫는다면 이 동네가, 자신들의 내면이 스산해질 거라는 걸 생각할까?

이런 생각을 하다니.. 아무래도 저에게 위로와 응원이 필요한가 봅니다.

그림책 작업의 여파인지도 모르겠어요. 책방 오픈과 비슷한 시기에 출판 계약이 되었고 수업하고 특강을 하는 중에 밤늦게까지 작업을 했지요. 그래서 막상 책이 나오니 갑자기 허탈해지고 기운이 쏙 빠지는 것 같아요. 그래도 씩씩하게 책방 운영을 해야 하니 조금 힘에 부치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무언가 헛헛한 마음에 서랍에서 굴러다니는 연필을 꺼내서 그림을 그렸어요.

그림을 그리고 나니 조금 위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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