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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예 Nov 13. 2023

나는 불에서 태어났어

책방 시나몬베어

나는 불에서 태어났어 / 글그림 김소예 / 다정다감


드디어 제 그림책이 나왔습니다. 기획부터 출간까지 5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드디어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오래전부터 시그림책을 내고 싶었어요. 그래서 시를 쓰고 그 위에 그림을 얹으려 했지만 추상적인 개념을 시각화한다는  건 까다로운 일이었어요.

글의 문제일까라는 생각으로 짧은 글쓰기 워크숍을 들으며 다시 쓰고 고치기를 반복했어요. 글이 다듬어진 뒤에는 쭉쭉 속도를 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새로운 그리기  방식이 필요했어요. 그리고 그림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같은 밀도로 진행하기 위해 그 방식을 손에 익히는 시간도 필요했죠. 그렇게 시간은 계속 흘렀습니다.


콘티를 짤 때엔 이야기의 공간이 조감도처럼  머릿속에 다 그려져 있어야 해요. 그러라면 현장 답사가 필요했기에 용인 민속촌과 김포에 있는 한옥 아트 빌리지에 가서  어슬렁어슬렁 걸으며 한옥을 관찰하고 사진을 찍었어요  그러나 그곳은 너무 넓어서 하나의 무대로 특정화하기는 힘들었어요.

그러다 찾은 곳이 안동에 있는 옥연정사였어요.

옥연정사는 조선 중기의 문인이자 학자, 의학자, 저술가였던 유성룡이 학문을 연구하고 제자들을 가르치기 위해 지은 집이에요 이순신과는 어릴 때부터 함께 자라온 친구인 만큼 임진왜란 때 겪은 후회와 교훈을 후세에 남기기 위해 '징비록‘을 썼다고 해요.

오래된 기왓장 위로 희끗하게 첫눈이 내리는 날, 옥연정사의 이곳저곳을 찍으며 머릿 속애서 끊임없이 이야기를 재생시켰어요.

우리나라의 그림책 시장은 외국과 달리 주로 유아에 맞춰져 있어요. 그래서 독자층의 연령이 올라가면 출판사에서 흥미를 보이지 않는 게 현실이에요. 뿐만 아니라 알록달록한 그림이 아니면 독자뿐 아니라 출판사를 만나기도 어렵죠.

인생은 늘 무지개가 아니고 아이들도 언제나 교훈이 담긴 예쁜 세상 속에 살진 않는데 말이에요. 검정에 대해 말하고 있는 제 그림책은 앞으로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요?

어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고, 잔잔한 힐링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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