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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예 Nov 02. 2023

책방 창업 - 1년 9개월

책방 시나몬베어

11월 23일이 되면 책방을 시작한 지 1년 9개월이 됩니다.

15년 동안 막연히 꿈꾸었고

3년 동안 책방 자리를 물색하다가

인생의 고비에서 생명줄을 만들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책방 오픈 5개월까지 :

수입은 삼십만 원, 책을 사느라 쓴 지출은 백만 원.

처음 시작할 때 책 판매로는 책방 유지를 할 수 없다고 각오했어요. 그런데 전기세와 수도세, 책 구매비, 홍보 포스터 제작비, 소소한 책방 물품 등 생각보다 지출이 좀 있었어요. 무엇이든 처음은 서투르고 부족한 것 투성이죠. 게다가 저는 오롯이 혼자서 모든 걸 준비하다 보니 남들보다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책방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월세를 제외하고도 최소 20만 원 정도의 고정지출이 계속 생긴다는 것 잊지 마세요.


책방 오픈 6개월 :  

아동을 위한 독서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외부 강사가 하는 보태니컬 아트 수업을  개설했고 방학 특강으로 캐릭터 일러스트 수업을 열었습니다.


책방 오픈 1년 :

시각디자인학과에 입학한 딸을 외부 강사로 두고 아이패드 수업과 색연필 디저트 드로잉 수업을 열었습니다.


현대까지 진행되고있능 책방 프로그램으로는

1. 색연필로 그리는 식물 세밀화

아이도 어른도 배웅 수 있믄 보태니컬 아트입니다. 색연필로 식물을 그리며 집중력과 관찰력을 기를 수 있어요.



2.색연필 디저트 드로잉

색연필로 그리는 디저트 그림입니다. 디자인적 이미지와 색연필이라는 재료의 기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3. 나의 캐릭터 일러스트

비정상적으로 다리가 길고, 얼굴의 반을 차지하는 눈을 가진 일본체의 그림만 그리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동물 캐릭터를 그리게 합니다.

4. 시나몬베어 독서 수업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립니다. 미디어에 노출된 아이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수업입니다.



가끔은 책을 읽은 뒤 자기가 그리고 싶었던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간단한 퍼즐게임이나 연상 그림을 그리기도 해요.


책방 오픈 1년 3개월 :  

마을 도서관에서 하는 책방 콜라보 행사를 신청해서 참여했습니다. 적은 금액이지만 도서 지원금을 받고 책방 홍보도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읽어온 책들을 주제별로 묶어서 사람들에게 소개할 수 있어서 뿌듯했지요.

‘내가 헛산 건 아니구나, 나에겐 보물이 가득하고, 이걸 사람들과 나눌 수 있구나!’

홀로 책방을 운영하면서 불확실하고 불안했던 것들이 조금 위로가 되고 자신감을 얻게 되는 기회였어요. 그러나 너무 적은 지원금을 생각하면 지속적으로 하기는 힘들 것 같아요. 마을의 문화를 이루고 사람들에게 높은 삶의 질을 제공하는 책방의 가치를 인정한다면 좀 더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책방을 도와주면 좋겠어요.  






책방을 연지 1년 8개월 :

두 달 동안 200만 원을 벌었습니다. 일요일도 쉬지 않고 일한 덕입니다.


책방 오픈 1년 9개월째 :

요즘엔 다시 수입이 줄었어요. 그래서 가진 돈을 보태서 월세를 내고 있어요.


그동안 창작 작업과 책방 운영을 하느라 체력적으로 무리를 해서 요즘엔 이틀을 쉬고 있어요. 그래도 바빠요. 쉬는 날엔 병원에도 가고 몇 달 동안 못 본 친구들도 만나고 배우고 싶었던 판화 수업도 배우느라 바빠요.

처음 책방을 열 땐 일 년 동안 매달 50만 원씩 벌어도 좋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일 년이 지나고 대출금리는 쭉쭉 오르고 가계가 휘청하니 언제까지 책방을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매일 하고 있어요.

얼마 전 짧은 모임에서 2년까지는 힘들 거라는 책방 선배들의 말을 들었어요. 그럼 2년이 지나면 조금 자리가 잡히는 걸까요?라고 묻고 싶었지만 '책방운영은 자기 자신이 브랜드이고, 약간은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일이구나. 예술가와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묻지 않았어요. 그날은 조금 심란했지요.


그래도 제 나이에 창업을 도전한 자신이 대견하고, 꿈을 이루어서 기쁘고,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는 재능이 있어서 감사해요. 더군다나 저는 창작자이니 작업실 겸 책방이라는 이 공간이 얼마나 소중한가요.

현실은 불안 불안하지만 당장은 오늘을 열심히 살려고 합니다.

아직은 제가 붙잡은 별을 놓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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