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스몰 토크

by 은채

여의도는 쿨했다. 깔끔하고 이상적이였다.

그러나 곧 하늘에서 빛나는 손톱달조차 그 세계를 위한 장식물처럼 보여 낯설고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목요일 저녁, 간호 학원 수업을 마친 뒤 더현대 서울로 향했다. 취직하기 전까지 가진 돈을 아껴 써야 했기에 딸과 나는 간단한 저녁을 먹고 아이쇼핑을 했다. 돈을 벌면 이렇게 입어야지, 저렇게 입어야지, 조금만 기다려, 뭐 그런 이야기를 나누며 예쁜 것들을 실컷 눈에 담았다. 한창 멋 부리고 싶고, 시각적으로도 뛰어난 딸을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엄마라서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더현대 서울의 높고 새하얀 분수대가 눈에 띄게 아름다웠다. 아쉽게도 핸드폰 배터리가 없어서 찍진 못했다. 연잎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들이 연상되는 구조물이었는데 무언가 무궁무진한 상상을 하게 되는 곳이었다. 사람들은 그 앞의 구찌와 버버리 매장을 보느라 그 분수대를 바라보며 음미할 여유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나는 가난하지만 상상력만큼은 그들보다 부자일 거라는 생각에 흐믓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