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볼까요
작은 아씨들
1994. 질리언 암스트롱 감독
나는 가장 최근에 개봉한 그레타 거윅 감독의 '작은 아씨들'보다는 1994년에 개봉한 질리언 암스트롱 감독의 '작은 아씨들'이 훨씬 좋다.
그 영화에는 위노나 라이더, 크리스천 베일, 커스틴 던스트, 수잔 서랜든 등 명배우들의 젊고 풋풋했던 시절이 담겨 있다.
그레타 거윅 감독의 '작은 아씨들'은 배우 중심으로 빽빽하게 돌아가며 흐름이 뚝뚝 끊긴다. 나는 그런 연출이 두서없는 수다쟁이 같아서 싫다.
반면 질리언 암스트롱의 '작은 아씨들'은 책을 함께 읽어나가는 것 처럼 흐름이 자연스럽다. 정원과 나무마다 꽃들이 피어난 봄, 햇빛이 반짝이는 강가에서 노를 젓는 여름, 알록달록하게 물든 낙엽을 모아둔 가을, 온통 흰 눈으로 뒤덮여 뒤뚱뒤뚱 걸어야 하는 겨울, 그 서정적인 풍경 만으로도 영화가 다정하게 말을 걸어오는 것 같았다.
로리 역에도 티모시 샬라메보다는 크리스천 베일이 원작에 더 충실하게 잘 표현되었고 연기력도 뛰어났다. 나는 작은 아씨들을 열 번 이상 읽었기 때문에 내 평가가 맞다고 자부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그레타 거윅의 '작은 아씨들'만 보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나는 이렇게 훌륭한 영화가 묻힐까봐 조바심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