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집의 명절
그녀는 워킹맘이여서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토요일에 백신접종 예약을 했다. 그런데 그녀의 큰형님이 이번 추석에 펜션을 예약했다는 통보를 했다. 시부모님을 모시고 근사하게 가족 여행을 가자는 거다.
그녀는 백신 접종을 한 뒤 컨디션이 어떨지 불안하다며 나에게 울상을 지어 보였다. 그녀는 남편에게 물었다. 이 시국에 펜션으로 여행가는 일정은 좀 고민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그러자 그녀의 남편이 말했다.
"여행가서 당신은 아무것도 안하고 있으면 돼."
불가능하지만 간단하고 명쾌한 결론이었다.
코로나 시국에도 어떤 집의 명절은 변함이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