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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미미 Oct 21. 2019

생산성, 이메일부터 시작합시다

업무 효율을 높이는 이메일 활용법


지금 회사에서 저는 업무 커뮤니케이션의 80% 이상을 이메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가 속한 팀은 속도가 빠르면서도 여러 가지 일을 동시해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가능하다면 모든 업무 대화나 의사결정을 하나의 이메일 쓰레드(Thread)상에서 합니다.



이메일 커뮤니케이션의 좋은 점

저도 지금 회사로 옮기고 나서 이메일 중심의 업무 스타일을 접했는데요, 실제로 해보니 꽤 많은 장점이 있었습니다. 가장 좋은 점은 뭐니 뭐니 해도 필요 없는 시간 낭비가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미팅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거나, 미팅을 위한 자료를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미팅보다는 이메일로 대화할 때 요점에 집중하기 쉽기도 하고요.


내 업무 시간을 자율적으로 관리하게 된다는 점도 좋습니다. 미팅은 참석자들이 모두 가능한 시간에 진행되기 때문에 나의 사정(내 업무 우선순위 등)이 차순위로 밀려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메일이라면 내가 주도적으로 언제 이메일을 열어볼지, 답장할지 정할 수 있죠.


마지막으로는 모든 것이 기록으로 남는다는 점입니다. 하나의 이메일 쓰레드에서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의견을 주고받게 하면, 누가 언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어째서 이런 결론에 도달했는지가 기록으로 남습니다. 회사 생활해보신 분이라면 아실 겁니다. 나중에 책임 소재를 따지게 되거나, 일의 히스토리를 찾는 일이 꽤 중요하다는 걸요. 전화나 메신저는 이런 업무 진행 상황의 이력이 잘 남아있지 않거나 남아있어도 찾아서 모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미팅의 경우 회의록이라는 수단이 있지만 결국 누군가가 정리를 해야 하니 그 조차도 미팅을 위한 리소스 낭비가 될 수 있죠. 그래서 저는 가급적 정말 급하지 않고서야 대부분의 의사결정을 이메일로 하는 걸 선호합니다.



효율을 높이는 이메일 쓰기 팁

1. 각설하고 서론부터

이 이메일을 쓴 이유가 무엇인가요?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라면 결정해야 할 사안을, 정보를 요청한다면 원하는 정보가 어떤 건 지를 이메일 도입부에서 보여주세요. 볼드나 하이라이트로 강조하는 것도 좋습니다.


한국 문화 특성상 안부 인사나 날씨 얘기를 먼저 묻기 쉽습니다. 한 줄 정도 짤막한 인사라면 상관없겠습니다만, 너무 장황하게 쓰지 않도록 조심해주세요. 이메일을 읽는 시간도 아끼면 태산이 됩니다. 저는 회사 내 사람과 주고받는 이메일일 경우 이름 부르기(OOO님, 안녕하세요)도 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물론 회사 문화가 거의 외국계에 가깝다 보니 더 그럴 수 있습니다.)



2.  숫자 및 약물 기호의 적절한 활용

하나의 이메일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야 할 경우, 왕왕 있죠. ‘한 가지 더’, ‘또’ 등 접속사로 줄줄 나열하다 보면 이메일은 끝 간데 없이 길어집니다. 다 읽고 나서 그래서 중요한 게 뭔지 찾느라 다시 읽어보게 되기도 하죠. 그러지 말고 이 이메일에서 논의해야 할 이야기를 주제별로 하나씩 번호(1, 2, 3)나 약물 기호를 매겨보세요. 수신자 중 특정 사람이 해줬으면 하는 액션이 있다면 아예 그 사람을 지명해서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주로 아래와 같은 형식을 많이 사용합니다.

이렇게 숫자와 기호를 써서 포인트를 집어준 메일을 받았다면? 나도 답을 할 때 각 항목에 번호를 달아서 답을 하면 됩니다. 아래처럼요.


참 간단하죠?



3. 제목이 반이다

앞에서 언급한 이메일 쓰레드(Thread). 룹(Loop)이라고도 표현하는데요. 쉽게 말하자면 하나의 이메일이 계속 회신되면서 쌓인 이메일 대화 묶음입니다. 아래로 쭉 내리다 보면 이전 이메일 이력이 역순으로 보이는 그것, 맞습니다. 애초에 주고받음이 길어질 것 같은 이메일일수록 제목을 목적 지향적으로 설정해주세요. ‘안녕하세요 대표님, OOO입니다.’ 보다는 ‘OO 서비스 계약 진행을 위한 의사 결정 요청’ 처럼요. 그래야 이메일을 받는 사람도, 회신할 사람도, 참조에 걸린 사람 모두 이력 관리하거나 나중에 찾아보기 쉽고, 답장하기도 쉽습니다.



4. 문서는 가급적 공유 문서로

문서를 계속 첨부 형태로 붙여서 보내다 보면 나중에 각자 가지고 있는 파일이 다 달라질 수 있습니다. 최신 버전의 관리 및 공유가 잘 안되기 때문이죠. 받는 사람 입장에서도 매번 다운로드해서 저장하기도 귀찮고요. 사용하시는 이메일 서비스에 따라 다르겠습니다만, 제가 지금 회사에서 사용하는 MS사의 Office 365의 경우 이메일 쓰레드가 전달(FW) 형태로 진행되면 첨부파일이 누락됩니다. 요즘은 공동 작업 및 공유가 가능한 서비스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는 Google docs가 있겠네요. 로컬 PC에서 작업한 문서라도 웬만하면 모두 공유 문서로 만들수 있으니, 파일 첨부하지 마시고 클라우드에 올려 생성된 URL로 공유하세요.



5. 이메일 파일함 관리

이건 저도 잘한다고 자신은 못합니다만, 정말 중요합니다. 저희 팀에 이걸 굉장히 잘하시는 분이 있는데요, 그분은 업무 성격별로 폴더를 만들어 자동으로 분류되게끔 해두시는 것은 물론, 주로 함께 일하는 상대방의 이름을 딴 폴더를 만들어 관리하시더군요. 저의 경우 ‘중요하지 않은 이메일들’을 중점적으로 폴더링해서 다른 폴더로 보내버립니다. 아침에 이메일을 열었을 때 불필요한 메일은 보이지 않도록요. 뉴스레터나 궁금해서 받아보는 광고성 이메일, 정기적으로 들어오지만 중요하지 않은 사내 이메일 등이죠. 이런 메일들은 다른 폴더에 몰아두고 시간 날 때나 점심시간 이후 등 집중력이 떨어질 때 간간히 열어봅니다.

archive 3690통.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하루 만에 들어오는 각종 광고성 메일 및 뉴스레터입니다.
G메일의 경우 라벨로 정리하면 편리합니다.


저는 업무에 몰입하는 데까지 꽤 시간이 필요한 타입이라 이 메일들이 그냥 받은편지함에 쌓여있다면 제일 먼저 열어볼 게 분명합니다. 현명한 폴더링이야말로 업무 우선순위를 정하고 넉넉한 업무 리소스를 만들어내는 데 꼭 필요한 작업입니다.




제가 아는 소위 일잘러 분들은 백이면 백 이메일 사용의 대가였습니다. 이메일 커뮤니케이션의 백미는 투명하고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결국 이메일을 잘 사용한다는 건 의사소통을 잘한다는 뜻이죠. 명쾌한 의사소통은 신속, 정확하게 업무를 처리하고, 공정하게 의사 결정하게 합니다. 일을 잘하게 되는 건 매우 당연한 결과입니다.


이메일이 업무 효율 향상의 만병 통치약은 아닙니다. 어느 회사에서 근무하느냐에 따라 이메일보다는 다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을 겁니다. 부디 가려서 읽으시고 각자 필요한 대로 응용 활용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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