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로 결정하기까지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친구랑 통화를 하다 친구의 기분이 상했고 그 후 매일같이 연락하던 친구는 연락이 없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고 그 일에 이것저것 일이 더해져 짜증이 났고, 머리가 아팠다.
그다음은 눈에 눈물이 차올랐고 '자살', '죽을까', '살기 싫은데'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미래를 위해선 공부를 해야 하는데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앞으로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어서 죽고 싶다는 10대 남자도 있었고 새아빠의 폭력에 죽고 싶다는 재혼가정의 한 소녀도 있었다.
그리고 이런 글 아래엔 비슷한 내용으로 변함없이 달리는 글이 있었다.
살아요.
부모님 생각해서라도 살아요.
죽음은 끝이 아니에요.
상담기관 전화번호.
살아요? 왜요?
나 스스로가 살기 싫은데 다른 사람을 생각하면서까지 삶을 이어나가야 해요?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걸 어떻게 알아요?
위와 같은 의문이 들었고 의문 후에는 무덤덤해졌다.
계속해서 검색을 이어나갔고 자살 예고 신호라는 영상을 보았다.
계속해서 힘들어하다가 갑자기 너무 평온해 보인다던가, 안 하던 표현을 한다던가, 주변을 정리해나가기 시작한다던가.
영상을 보면서 '맞아. 나라도 그럴 듯'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진짜 자살한다면'이라는 가정을 두고 보니 마음이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순간 '이래서 자살하는구나'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죽기로 결정했다.
그럼 언제 죽지? 언제가 좋을까 생각하다 보니 지금은 너무 춥고 여름은 너무 덥고.
그래도 이왕 죽을 거 정말 멋진 곳에서 죽고 싶은 마음에 날 좋고 햇살 쨍쨍한 5월에 죽기로 결정했다.
2021년 5월 21일.
앞으로 149일 후.
일요일에 죽기엔 다음 날 출근을 걱정하느라 내 죽음이 그만큼 진지하게 받아들여질 거 같지 않았고 주말을 기다리며 한 주 버틴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엿 먹이고 싶은 마음에 금요일에 죽기로 결정했다. 그들이 내 죽음 소식을 듣고 장례식에 올진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