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하루의 조각들이 모여 인생이 된다

일상의 기술

by mimis



요즘은 별것 아닌 일을 마무리할 때마다 이상하게 마음이 가라앉는다.

싱크대에 남은 그릇을 닦거나, 어지럽던 방을 정리하다 보면

하루가 조용히 정돈되는 느낌이 든다.


마음속 서랍을 하나씩 닫아가는 것 같다.

그렇게 하루의 끝에서 이런 생각이 문득 스며든다.

좋은 인생이란, 결국 평범한 하루하루를 어떻게 쌓아가느냐에 달린 건 아닐까.


화려한 일보다 작고 따뜻한 순간들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아이와 오가며 나눈 농담, 잠들기 전 짧은 대화, 차 안에서 흘러나온 좋아하는 음악.

그땐 몰랐다.

그런 평범한 순간들이 삶이 조용히 건네준 선물이었음을.


요즘 나는 하루를 잘 보냈다는 감각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특별한 일을 해내지 않아도, 그냥 조용히 무탈한 하루였다고 말할 수 있다면 충분하다.

“오늘도 나쁘지 않았다.”

“오늘도 고맙다.”

그 말이 하루의 무게를 덜어주고,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준다.


좋은 하루가 매일 찾아오는 건 아니지만, 가끔 그런 날이 생긴다면

기억해두고 싶다.

나중에 힘들 때 꺼내볼 수 있도록.

그리고 그 기억이 또 다른 오늘을 살아내는 힘이 되어주기를.

좋은 인생은 멀리 있지 않다.

지금 내가 살아내고 있는 이 하루, 이 순간들 안에 있다.


정성스럽게 쌓아가는 오늘이 그 자체로 충분히 의미 있고,

조용히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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