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여행식탁 05화

입안에 남은 풍경, 호주 이니스페일과 미트파이

여행식탁

by mimis

호주 워킹홀리데이 시절,
퀸즐랜드 북동부의 작은 바닷가 마을, 이니스페일(Innisfail)에서 몇 개월을 보냈다.

케언즈에서 남쪽으로 약 90km.
열대성 기후답게 매일같이 습했고, 하루에도 몇 번씩 소나기가 지나가는 곳이었다..


이니스페일, 짧지만 추억이 많았던 곳


Innisfail은 관광지라기보다는 생활의 공간에 가까운 도시다.
바나나와 사탕수수 농장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고,

도시 중심에는 콜스(Coles) 슈퍼마켓과 몇 개의 주유소, 로컬 식당이 전부인 작은 도시이다.

하지만 그곳의 풍경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열대우림에서 불어오는 짙은 바람,
해 질 무렵 붉게 물든 하늘,
그리고 쉐어 하우스에서 친구들과 먹던 미트 파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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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조각의 미트파이


손바닥만 한 크기의 파이 속에
소고기와 토마토소스, 향신료를 넣고 진하게 졸인 속이 가득하다.

겉은 얇고 바삭한 파이 크러스트로 덮여 있고,
케첩을 얹어 한 손으로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호주 사람들에게 이 음식은 특별하지 않다.
오히려 너무 익숙해서 설명할 필요도 없는 메뉴다.
하지만 나에겐, 그 시간과 공간이 함께 녹아든 음식이었다.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그 미트파이가 종종 생각났다.
남편과 함께 호주에서 먹던 미트파이 맛을 찾아 보기도 했지만,
딱 그 맛을 찾기는 어려웠다.


아무래도 음식은 맛은 그 자체로만이 아닌 시절을 추억하는것 같다.
맛 그 자체보다 그때 함께 있었던 사람들, 풍경이 함께 떠오르기 때문에

이니스페일에서 맛보던 미트파이의 맛을 찾기란 쉽지 않았던것 같다.




미트파이 레시피 4개 분량


재료


다진 소고기 300g

양파 1개

토마토소스 또는 데미그라스 소스 1컵

밀가루 1큰술

허브 (로즈마리, 타임 등), 소금, 후추

냉동 파이 시트 또는 또띠야

달걀 노른자 1개


만드는 법

양파와 소고기를 볶고, 밀가루를 넣어 농도를 맞춘다.

소스를 넣고 졸인 뒤 허브와 간으로 맛을 잡는다.

식힌 속을 파이 틀에 넣고 덮개를 덮는다.

달걀 노른자를 윗면에 바르고 180℃ 오븐에서 25~30분 굽는다.


남은 속은 밥 위에 얹어도 맛있다.
예상보다 감칠맛이 잘 어울린다.



음식은 기억의 언어다


미트파이는 호주의 대표 음식이기도 하지만,
나에겐 이니스페일이라는 공간과 시간을 기억하게 하는 매개체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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