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여행식탁 04화

식탁 위 작은 여행, 제노바의 향을 맛보다

여행식탁

by mimis


이탈리아 북서부, 리구리아 해안을 따라 자리한 도시.

제노바는 바다와 골목, 언덕과 햇빛이 어우러진 곳이다.

역사책 속에서는 한때 해상공화국이었고, 지도에서는 지중해를 향한 출입문처럼 보이지만,

내게 이 도시는 무엇보다 ‘향’으로 기억된다.


바질, 올리브오일, 해산물, 그리고 따뜻한 햇살.

그 모든 것이 섞여 하나의 풍경이 된다.


제노바를 대표하는 요리는 페스토 알라 제노베제다.

바질, 잣,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올리브오일.

이 단순한 조합이 놀라운 깊이를 만들어낸다.

마치 아주 오래된 기억을 다시 떠올리는 맛처럼.



여행을 닮은 요리, 요리를 닮은 기억


한국에서는 바질이 비싼편이고 페스토를 만들 양을 구입하는것도 어렵다..

그리고 바질은 쉽게 색이 변하고 보관하기 어려운 재료중하나이다.


바질을 너무 좋아하는데 구하기 어렵다 보니 한동안 텃밭에서 길러 먹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바질 대신 다른

재료로 페스토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고민하다

깻잎으로 페스토를 해먹는 것을 보고

따라서 만들어 보았다.

향은 다르지만, 느낌은 닮았다.

무엇보다 ‘페스토’라는 조리법 자체가 주는 기쁨이 있다.

신선한 잎의 향과 기름, 견과류, 치즈를 하나의 소스로 응축시키는 방식.

그 안에 계절도, 취향도, 기억도 담을 수 있다.



깻잎 페스토 레시피 (2~3인 기준)


재료

깻잎 20~25장

잣 또는 아몬드 2스푼

다진 마늘 1/2쪽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또는 피자치즈 약간

올리브오일 1/3컵

소금 약간

(선택) 레몬즙 몇 방울



만드는 법

깻잎은 흐르는 물에 씻어 물기를 제거하고 줄기를 다듬는다.

모든 재료를 믹서에 넣고, 질감이 살짝 남을 정도로 곱게 간다.

마지막 간은 소금이나 레몬즙으로 조절하면 좋다.


보관 팁

완성된 페스토는 유리병에 담고, 표면을 살짝 덮도록 올리브오일을 부어 냉장 보관하면 4~5일.

냉동해두면 더 오래 즐길 수 있다.


입 안에 제노바를 담는 시간


깻잎 페스토를 발라 구운 토스트 위에 방울토마토와 치즈를 얹어 먹는 날이면,

왠지 제노바의 오후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어쩌면 요리는,

우리가 가지 못한 곳으로 데려다주는

가장 사적인 여행 지도인지도 모른다.


여행은 멀리 있지 않다.

어떤 향, 어떤 재료, 어떤 방식은

지금 이곳에서도 충분히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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