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우울 장애가 심해질수록 타인들과 감정을 교류하고 라포 형성에 어려움을 느낀다.
사람들과 동화되는 것을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연기조차 하지 않고 있다.
내로남불 하면서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사람들도 있건만 내불남불 자세가 더 굳건해진다.
타인이 나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에서 그들의 행동을 평가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나 스스로는 타인에게 흠잡히지 않도록 도덕적으로 살고 싶으며 나의 부족한 부분을 절대 노출시키고 싶지 않다.
그렇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거리감이 필요하고 타인들은 그 거리감을 좁히지 못하고 나를 떠나고 만다.
아이러니하게도 나 역시 그 거리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나에게 지쳐 떨어져 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결국 나와 가까운 곳에 아무도 남지 않은 걸 느끼면서 나는 스스로를 책망한다.
누군가 나에게 다가오면 뒷걸음질 치면서 그 사람 시야에서 벗어나진 않는다.
결국 나에게 뒷걸음질 치는 사람을 보며 상처받는 우울장애인
이전처럼 불안감에 몸부림 칠 정도는 아니지만 여전한 나의 행동과 떠나가는 사람들을 보는 건 힘들다.
나이가 들면서 아집이 생기는 것일까
오랫시간 지속되어 온 우울장애가 대인관계 민감성을 초월하여 둔화시키는 것일까
어울려 사는 인간사에서 나는 존재 가당키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