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회복의 일기
‘너는 감정이 많아서 참 피곤하겠다.’
누군가의 말이었다.
그 말은 오래도록 내 귓가에 남아 나를 조용히 조종했다.
감정은 무용한 것으로, 내게 불편함만 안기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 나는 그 말을 조심스럽게 반박하고 싶다.
감정은 무용하지만, 동시에 너무나 쓸모 있다.
나는 그것을 ‘살아가며’ 배웠다.
병원이라는 공간은 감정이 자주 묻히는 공간이다.
“감정은 두고 와야죠”라는 말도 들었고,
눈물을 참다가 울음을 넘긴 적도 수없이 많았다.
그래서 나는 감정을 억누르고, 부인하고, 외면하는 데 점점 익숙해졌다.
그게 어른이 되는 길인 줄 알았고, 전문직의 태도라고 믿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몸이 먼저 반응했다.
이유 없이 지치고, 별일 없어도 우울하고,
작은 감정 하나에 온몸이 반응했다.
그때 나는 생각했다.
‘내가 이렇게 느끼는 건 뭘까?’
이 질문에서 시작된 호기심이 내 감정의 출구가 되었고,
그 감정의 출구 끝에는 ‘심리학’이 있었다.
감정은 이해받을 때 변화한다.
그리고 변화는 곧 회복의 첫걸음이 된다.
나는 상담을 통해 그걸 배웠다.
나를 지키기 위한 가장 단단한 방법은
‘감정에 솔직해지는 용기’라는 걸 알게 됐을 때,
비로소 나는 감정과 친구가 되었다.
그 과정을 통해
나는 다른 사람의 감정에도 손을 내밀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되었다.
누군가에게도 그 따뜻한 변화의 물결이 닿기를 바라며,
나는 지금 여전히 꿈을 꾸는 자의 외로운 길을 걷고 있다.
감정은 여전히 나를 흔든다.
하지만 이제는 두렵지 않다.
그 감정을 끌어안고, 들여다보며, 의미를 찾는다.
내가 그랬듯, 누군가도 감정을 이해받는 순간
작지만 분명한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나는 그 시작점 옆에 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