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담은 나의 첫 시선
어쩌면 나는 늘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
찍히는 일보다 찍는 일이 편했던 것, 그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나로서 사진 찍히는 건 어색했다.
포즈를 취해도, 자연스럽게 남들이 하는 걸 따라 해도,
원하는 대로 살리는 게 잘 안 돼서
“내가 이걸 해도 되나?” 하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카메라를 갖기 전까지는 그랬다.
결국 사진은 나를 보여주는 방식이 되었다.
카메라를 든다는 건 이상하게도 나를 감추는 일이 아니라, 나로 있게 해주는 일이 된다.
누군가의 프레임 안에서 벗어나, 내가 바라본 세상으로 나를 드러낼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카메라보다 스마트폰을 택했고,
갤럭시에서 아이폰으로 바꾼 것도 그런 계기였다.
중요한 건 ‘무엇을 담느냐’란 걸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남산타워를 처음 찍으러 나간 날,
도시가 이렇게 다양한 표정을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햇살이 드리운 빌딩 그림자, 느릿한 발걸음, 뒷모습.
그 속에서 나는 처음으로
“이 시선이 나의 것이구나” 하는 확신을 가졌다.
사진은 결국 나를 보여주는 방식이 되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풍경일지 몰라도, 나에게는 처음으로 ‘내가 담고 싶은 세계’였다.
그걸 발견한 건,
서울 어느 날 오후, 카메라를 들고 천천히 걷던 그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