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생신을 맞아 스위스에 사시는 시어머니 댁에 일주일간 머물고 있다.
덴마크와는 달리 이곳은 영상 15도의 화창한 날씨가 이어진다.
스위스에 오니, 덴마크의 긴 겨울에 꽁꽁 얼어 있던 마음도 서서히 풀리는 것 같다.
스위스의 국제도시 제네바는 내가 거의 20년 가까이 살며 일했던 도시다.
치열했던 20대 후반부터 40대 중반까지의 시간을 보낸 곳.
그래서인지 이곳에 오면 덴마크와는 결이 다른 익숙함이 있다.
조금 더 깊고, 조금 더 오래된 편안함.
어릴 적부터 프랑스어에 끌렸던 나는 어쩌면 그래서 이 도시를 더 사랑했는지도 모른다.
모로코 사막 여행이 그렇게 매혹적으로 다가왔던 데에도 불어가 통한다는 사실이 한몫했을 것이다.
덴마크에서는 영어로 생활하는 데 큰 불편은 없지만,
현지 언어를 하지 못한다는 데서 오는 미묘한 거리감은 분명히 존재한다.
타지에서 오래 살며 한국에 있는 가족과 멀리 떨어져 있다는 사실은 늘 마음 한켠을 아리게 하지만,
그래도 이곳에 또 하나의 가족이 있다는 것이 문득 고맙다.
일주일 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겨울처럼 스며들던 부정적인 감정들이 함께 따라오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곳에도 곧 봄의 기운이 번져, 내 마음까지 조금은 가볍게 풀어주기를.
힘들었던 겨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