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 하나만 눌렀다

by 물가의 은혜

다니엘라에게 아침부터 메시지가 왔다.


올해 사막 여행 날짜가 확정되었다고.

11월 6일부터 14일까지.

샤먼이 이끄는 사막 리트리트.


후훗.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다시 갈 수 있을까.

아니,

다시 가는 것이 맞을까.

다시 가는 것이 옳을까.


답은 하지 않았다.


다니엘라의 메시지에

하트 하나를 눌렀다.



감기가 아직 완전히 낫지 않았다.


덕분에 아무도 만나지 않고

남편도 집에 없어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이상하게도

이 시간이 축복처럼 느껴졌다.


약은 먹지 않았다.


하루 사과 하나, 귤 두 개.

브로콜리 수프, 콜리플라워 수프.


소화가 잘 되고

좋은 에너지를 주는 음식들로

조심스럽게 몸을 채웠다.


아침마다 소금물로 가글을 하고

코감기에 좋다는 유칼립투스 오일로 수증기를 흡입했다.


강황, 계피, 생강, 꿀을 넣은 골든 밀크도 마셨다.


빵은 본능적으로 끊었다.

감기 첫날, 빵을 먹고 소화가 더디다는 것을 알아챘기 때문이다.


며칠 그렇게 보내고 나니

얼굴의 붓기가 빠졌는지

거울 속 내가

평소보다 더 또렷하고 예쁘게 보였다.


기분이 좋았다.

나는 어쩔 수 없는 여자다.


몸이 회복되면서

마음도 함께 정리되고 있다.


사막에 다시 가야 할지에 대한 질문도

조금은 다른 결로 다가온다.


아직 답은 없다.


11월까지는 시간이 있다.


그렇지만

흔들렸던 내 마음을 알면서

다시 가는 것은

지금의 나에게 떳떳한 선택이 아닐 것이다.


남편도 작년과는 다르다.

그때는 나를 거의 사막으로 끌고 가다시피 했지만

올해는 별로 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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