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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나라, 인도 (3) : 아그라_1

[ 2020/05/02-05 ] 아바네리 찬드 계단식 우물, 현지 마을

by Mimyo
끝내주는 일출


다음날, 창문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길래 커튼을 젖혀보니 비둘기(?)가 일어나라고 깨우고 있었다.

너무 놀랐지만 신기해서 인사해주고 밖을 바라보니 일출이 예술이었다.
아무튼 이제 또다시 아그라로 이동하기 위해선 장시간 버스 이동을 해야 했고

난 타지마할을 볼 생각에 가는 내내 김종욱 찾기 "come on india"를 연속으로 들었다.


아바네리 찬드 계단식 우물



중간에, 아바네리 찬드 계단식 우물을 먼저 도착했다. 그리고 근처 마을을 한 번 돌아보자는 말에 디팍은 오케이 했고

마을에 아이들이 맨발로 우리에게 "깁미 쪼꼬렛!"을 외치니 그렇게 아이러니할 수 없었다.

검정고무신에서 본 우리나라 아이들이 미군들에게 외쳤던 말들을 한국인들이 듣고 있으니, 거 참 나조차도 이해 안 되는 기분이었다.

길거리는 오줌 냄새로 가득하고 아이들은 우리가 나눠준 캔디들을 서로 먹으려 싸우고 울고…

그렇게 정신없다가, 어떤 20대 청년이 디팍과 대화하더니 돈 필요 없으니 자기네 집에 놀러 오라고 하더라.
가보니 이 분의 집은 라씨(인도식 요구르트)의 도자기를 만드는 집이었다!

그래서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겠다고 선뜻 먼저 이야기를 하니 정말 기뻤다.

그렇게 마을을 둘러보고 이제 버스로 이동하려는데 그 동네 거지들이 정말 우리 포함한 관광객들에게 구걸을 열성적으로 했다.

너무 무서웠다. 무서워서 최대한 디팍 옆에 있었다.



제법 예쁘게 물든 헤나


그리고 이 마을에서 뜬금없이 깨달음이 든 게 있었는데,
사실상 회사 사람이든, 나든, 가족이든 어딜 가나 비슷하지만
자신의 환경에 따라 갖춰진 가치관과 반대되는 행동과 생각을 가진 사람이나 문화를 보면 ,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해관계를 따지며 비판하거나 비난하기 바쁘다. 그런데 이곳에서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느꼈다.
이해를 요구하지 않는 것, 그대로 받아들이고 느끼는 것.



인도 전통 의상!



그리고 이제 타지마할로 이동 중 휴게소를 한 번 들렸는데, 어떤 인도 판매원 분이 돈 안 줘도 되니,

전통의상 입고 사진 찍으라고 하시는 거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일행 중에 나한테만 권유했다.

아무튼 해준다 할 때 냉큼 해야지, 천도 직접 고르래서 쨍한 파란색을 골랐고,

와 긴 천으로 그렇게 뚝딱뚝딱 옷을 입혀주는데 너무 신기했다.

그리고 입고 나서 이마에 빈디 스티커를 붙여주어 완벽한 현지 스타일을 연출해주셨다.


정말 내가 어느 휴게소를 가건 인도 직원들은 유독 나에게 너무 친절했다.

물론 장사를 위해서겠지만 그럼에도 인위적인 친절을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디팍이 말한 인도의 미인상은 피부가 하얀 여자 라 나에게 제일 인기 많을 거라 했는데 뭔가 그래서 그랬던 건가..

( 띄어주는 거 굉장히 좋아함 약간 근자감 있음 )


아무튼 또 이동하는 버스를 타다 보니 바깥 풍경을 보다가 또 생각에 잠겼다.

철학의 나라(?) 인도라 그런지, 이동시간이 길고 타지였어서 그런지 참 철학적인 생각들이 마구 떠올랐다.


"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가 "


평소 우울증이 있던 내가 항상 하던 생각이다. 왜 행복하려면 꼭 아픈 과거가 있어야 하고,

성장통을 겪어야 하는지, 그게 과연 행복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인지.

하지만

그 순간과 상황과 아픔을 깨닫고 이겨내려는 의지를 갖게 된 순간부터

자신의 약함을, 이 순간의 고통을 이겨낼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성장하게 된다.

음.. 말이 좀 이해가 안 될 수 있지만

정말 견딜 수 없어 버티기 힘든 고통도 지난 뒤에는 잊히거나, 트라우마로 남는다.

그러니 그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지 아닌지는 시간이 지나고, 극복했을 때여야만 비로소 알 수 있다.

하지만 어쨌든 그 고통의 시간은 어떤 형태로든 지나가게 돼있고,

또 자신이 정말 행복을 찾기 원한다면 작더라도 얻을 수 있게 된다.

그게 참, 그렇다. 고통을 알아야 행복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아무튼 다음 편은 대망의 타지마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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