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노잼 시기

아무것도 하기 싫다

by Mimyo



어김없이 와버렸다. 인생 노잼 시기.



인생 노잼 시기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 ' 인생이 재미없는 (No) 시기 ' 이다. 뭘 하든 흥미가 안 생기고 재미없는 , 멜랑꼴리라는 단어의 뜻이 적격이겠다. 애초에 변덕이 심하고 우울감이 있는 성격이라서 인생 노잼 시기란 나에게 연중행사다. 징글징글하게도 현재가 그런 상태라 브런치에 글을 업로드하기 까지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일단 인생 노잼 시기 자가진단법을 보여드리겠다.


1. 그냥 다 재미없다. 평소에 잘 보던 웹툰, 영화, 드라마 등등 볼 때는 재밌지만 끝나고 나선 시큰둥해진다.
2. 회의감이 든다. 내가 지금 잘하고 있나? 앞으로 뭘 해야 하나?
3. 인간관계에 있어서 지친다.
4. 졸려야 할 때 안졸리다. ( 할 것도 없는데 잠은 안 옴 )
5. 취미도 하기 싫어진다. 추욱 축 늘어져서 침대와 친구가 된다.
6. 먹고 싶어서 먹었는데 먹다가도 질리고 , 먹고 싶지 않아도 눈에 보이면 먹는다.


간략하게 추려 보았는데, 이렇게 6개 모두 해당되면 인생 노잼 시기다.

또 개인적으로 우울증이 스멀스멀 다시 올라오는 전조로도 본다.






요즘 생각은 많은데 멍 - 하다. 이 느낌과 상태를 적절한 단어와 어휘로 설명해주고 싶은데 정말 어렵다. 툭 건드려도 자기 업무에 대해서 얘기하듯 그렇게 삶의 적응이 된 듯한 로봇 같은 상태다. 감정 없이 결과 출력만 하는.. 로봇. 평소에 좋아하던 음식, 취미, 유튜브 모두 껍데기 취급을 하게 된다. 먹어도 먹어도 아무런 느낌이 안 들고 봐도 봐도 아무 생각이 안 들고 하려다가도 의지가 꺾여서 하기 싫어진다. 난 정말 이 인생 노잼 시기가 무서운 게, 이 시기가 깊어지면 점점 더 공허함이 커져서 우울증 증상 중에서 제일 싫었던 ' 살아있다는 느낌이 안 드는 ' 상태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뜨거운 목욕탕에 들어가면 소리도 울리고 안개가 올라와서 굉장히 몽롱한 느낌이 든다. 그때는 뜨거운 물에 담가져 있어서 기분은 좋지만 그 느낌 그대로 물에 들어가 있지 않다고 생각해보자. 우울증 약을 먹은 것 같이 아무 감정이 안 들고 굉장히 불쾌하다. 그런 상태가 나는 가장 무섭다. 현실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엇이라도 해보려고 이때 노력하지 않으면 생기를 찾기 어려워진다. 나름 무언가 해보려 이렇게 글도 오랜만에 쓰게 되었다.

요즘 나는 자취방을 구하기 시작했고 사랑하는 사람은 한동안 자주 못 보게 되고 중요한 프로젝트에 도입되어서 제일 현실적이여야 하는 시기에 현실감각이 없어지고 있어서 힘들다. 적어도 한 달이 지나야 이 모든 중요한 상황들이 지나간다.


괜히 추억을 되찾아서 감정적으로 굴고 혼자 울어보지만 또 금세 무표정, 무감각, 무질서한 생각들에 잠긴다. 과거는 어차피 과거라서 다시 찾고 싶지도 않고 그저 잠시 그때의 감정을 빌리기 때문이다. 코로나 때문에 밖을 돌아다니기도 어렵고 아직까진 추위가 감돌아서 기분 좋은 날씨 또한 아니다. 그렇지만 이러다가 어느새 상황이 좋아지고 흥미 있는 일들이 생기면 좋아지겠거니, 지나가겠거니 싶다. 인생 노잼 시기를 겪고 있는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같은 상황에 놓인 사람들은 나보다 빨리 시기에서 벗어나서 보다 더 행복한 삶의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하기 싫은 일은 적당히 하시고, 하고 싶은 일은 더더욱 열정적으로 찾으시길. 맛있는 것도 잊지 않고 잘 챙겨 먹어주고.. 본인을 위한 시간을 가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