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껏 슬퍼하고 싶었다.

부모님의 이혼, 나는 '충분히' 슬퍼하지 못했다.

by 강 작가

2026년 2월 15일 일요일 오전


나는 교수가 되었다.


아이러니하다.

어린 시절의 나를 매우 힘들게 했던 ‘부모님의 이혼’이 지금의 나를 교수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말이다.


나는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왜 당신은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아이들에 관한 논문을 썼나요?”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망설여진다.

연구자로서의 답이 요구될 때가 대부분이지만, 상황에 따라 당사자로서의 답이 요구될 때도 있기 때문이다.


아니, 보다 솔직히 말하면 상대방이 연구자로서의 답을 기대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나는 내심 당사자로서의 답을 하고 싶기에 망설여진다.


나는 당사자로서 어떠한 답을 하고 싶은 걸까.


“마음껏 슬퍼하고 싶었어요.”


이것이 지금 내가 찾은 답이다.


마음껏 슬퍼하고 싶었다.
부모님의 이혼, 그 과정에서 나는 충분히 슬퍼하지 못했다.


그래서 연구로 그때의 나를 들여다보고 싶었다. 그 마음을 이해하고 싶었고, 위로하고 싶었다.
그리고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더 슬퍼해 보고 싶었다.


이 브런치에서는 부모님의 이혼 과정에서 내가 경험한 일들과 그 안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차분히 나누고자 한다.


이 글을 통해 나처럼 충분히 슬퍼하지 못했던 누군가가 지금이라도 자신의 슬픔을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슬픔을 참고 있는 이가 있다면, 슬픔을 숨기지 말고 마음껏 슬퍼했으면 한다.


우리는 슬퍼할 자유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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