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없던 시간
2026년 2월 15일 해질녘
젊은 시절 어머니의 웃는 모습이 기억나지 않는다.
내가 기억하는 어머니의 웃는 모습은 언제부터였을까. 적어도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어머니가 내 앞에서 환하게 웃으신 기억은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우리 부모님은 서로 사랑하지 않으셨다.
이혼을 하셨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확신하는 수없이 많은 이유가 있지만, 내 기억 속에서 부모님이 함께 웃으셨던 장면이 단 한 번 뿐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다. 그 또한 빚에 쩌들어 있을 때 우연히 오른 주식의 상한가 덕분이었다. 또 금세 하한가를 쳤지만...
난 공부를 지지리도 못하는 아이였다.
받아쓰기를 하면 언제나 소나기였고,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평균 80점을 넘긴 적이 없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였을까. 처음으로 상을 받았다.
미술 장려상이었다. 예체능에 소질이 0.1도 없던 나였기에, 얼떨떨했다.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집에 가니, 굳은 표정으로 거친 숨을 내쉬며 방바닥을 닦고 계신 어머니가 계셨다.
어머니를 조금이라도 웃게 해 드리고 싶었다. 때마침 나에게는 미술 장려상이 있었다.
이걸 보여 드리면 조금이라도 웃으실 것 같았다.
머쓱한 표정으로 상장을 내밀었다.
어머니는 상장에 눈길도 주지 않으셨다.
기쁘지 않으신 걸까.
어른이 된 지금, 그때의 어머니가 아주 조금은 이해된다.
아니, 이해한다기보다는 그때 어머니의 모습이 설명된다.
아주 작은 미소도 지을 힘이 없으셨던 것이다.
그 집에는 웃음이 머물 자리가 없었다.
그리고 나는 이 사실을 한참 뒤에야 알았다.
그 집에 없었던 것은 웃음이 아니라 사랑이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