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아니죠.

부조리에 대한 저항

by 강 작가

2026년 2월 25일 수요일 오전


“도움을 주는 제1자, 도움을 받는 제2자,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제삼자.

제가 당선된다면 제2자와 제삼자가 새로운 제1자가 될 수 있는
그런 조직을 만들겠습니다.”


청소년 RCY 고등부 경기도 회장 출마 연설이다.
그리고 나는 당선되었다.


큰 뜻이 있어서

회장 선거에 나선 것은 아니었다.


부조리.

그게 전부였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 좋았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따뜻했고, 웃음이 넘쳤다.


그래서 가입한 봉사 동아리,

XX고등학교 RCY.


인기가 없었다.
그래서 친구들과 함께하기에 더없이 좋았다.


나는 1학년 대표가 되었다.


10월 중순쯤이었을까.
동아리 회장 선배가 말했다.


“이번 주 토요일에 경기도 1 지구 회장단 모임이 있어.
각 학교 1학년 대표들도 모여서 내년 지구 회장을 선출할 거야.

이번에는 XX 학교 차례니까, 출마 의향을 묻더라도 그냥 가만히 있으면 돼.”


“그건 아니죠.”

그리고 돌아섰다.


나는 출마했고, 당선되었다.
그때 선배들의 눈빛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리고 경기도 전체 고등부가 모였다.
정확한 숫자는 기억나지 않지만, 적어도 수천 명은 되었을 것이다.


훤칠한 외모, 세련된 옷차림, 화려한 화술, 여유 있는 태도.
경기도 회장을 누구보다 원하던 한 친구가 있었다.


대부분은 그가 될 거라 믿고 있었다.

사실, 그가 되어도 상관없었다.


경기도 1 지구 회장 출마는
부조리에 대한 저항이었지만,

경기도 회장 출마에는 부조리도, 자존심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나서지 않으려 했다.


“그럼 너는 뭣하러 1 지구 회장을 하겠다고 나선 거야!
그럼 우리는 뭔데.”

부회장의 외침이었다.


그 말은 자존심이 아니라

책임을 건드렸다.


그 순간 처음으로 생각했다.

저항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자존심보다 더 필요한 것이 있다는 걸.


그래서 나는 연설을 했다.


“도움을 주는 제1자, 도움을 받는 제2자,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제삼자.

제가 당선된다면 제2자와 제삼자가 새로운 제1자가 될 수 있는
그런 조직을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당선되었다.


부조리에 대한 저항으로 시작했지만
그날 나는 알았다.


나는

가만히 있으라는 말에 저항하는 사람이 아니라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자리를
선택하는 사람이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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