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100일의 긍정에 대하여], 7일 차

by 이민호

필요한 일에 집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여기서 '필요한 일'이라는 것은 필요성이나 당위성의 의미라기보다는 일상 속 맥락에 있어서의 '필요한 일'을 말한다. 지금 내가 닥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의 문제라는 말이다. 집중하는 것이 그 상황에 꼭 필요한 일이었으면 한다는 말이다. 지금 해야 하는 일을 하지 않고, '딴짓'을 하다 보면 정작 지금 당장 해소되어야 할 것들이 해소되지 못한다.


어제의 나는 나름 집중해야 할 타이밍이 있었다. 여럿 오늘의 나에게 주어진 것들이 있었기에, 나름 준비해야 할 일들이 있었다. 집중해야 할 타이밍이라는 것이, 결국 내가 하고 있는 본업 외에 다른 일들이 함께했기에, 더욱 눈에 띄었다.


어제의 내가 신경 쓸 것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지인은, 내게 잘 해내고 있는지 물었다.

"잘 준비하고 있어?"

그때 나는 문득 생각했다. '본업이 더 중요한 것 같은데..' 개인적인 일들은 사실 중요하면서도 우선적인 일은 아닌 듯했다. 결국 나는 본업에 충실하게 집중하느라 신경 써야 할 다른 것들을 신경 쓰지 못했다.


다행인 것은, 이런 나를 잘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본업이 아닌 일을 나름 오랜 기간 틈틈이 해왔었다. 내가 분명 본업에 조금 더 집중하고 있을 것을 알고 있었던 마냥. - 사실 퇴근한 후에, 본업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아무것도 해내지 못하고 기진맥진 상태가 되어버렸다. (Exhausted를 이럴 때 쓴다지.)


그 때문인지, 오늘 반차를 내고 오전에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지금 당장 하는 일'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끝내지 못한 본업 생각으로 '딴짓'을 할 필요도 없이, 지금 '필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었다. 아, 이런 거구나.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은 이런 말이었구나, 나도 집중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한 가지에 몰두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멀티플레이어에 더 가까웠던 나이기에, 지난 몇 년간 한 가지를 온전히 집중해서 해내지는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제와 오늘 나는 내게 주어진 많은, 해야 하는 일들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 덕분에 오늘 일도 무난하게 잘 끝낸 듯하다.


7일 차의 어제, '집중'을 '포기'의 다른 말로 알고 있었던 하루와는 달리, 7일 차의 오늘, '집중'을 '모두 붙잡는 방법'으로 재고한 날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