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의 긍정에 대하여], 15일 차
요즘 유튜브에는 없는 것이 없다. 고민되는 신제품을 누구보다 먼저 구매해 리뷰하는 영상이라든가, 맛있는 음식을 몇십 인분씩 먹는 신기한 먹방이라든가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콘텐츠고, TV에서 하는 많은 것들을 클립 형식으로 하이라이트 영상을 올려놓는 방송사 유튜브도 많더라. 이 중에서 나는 음악이나 예술 쪽 하이라이트 영상을 즐겨서 보는 편이다.
어제 '싱어게인'이라는 TV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몰아봤다. 세상에, 대한민국에는 노래 잘하는 사람이 너무도 많다. (나도 한국 사람인데, 왜 이렇게 노래를 못하는 거야) '싱어게인'이라는 프로그램이 인상적인 이유는 실력을 갖춘 사람이지만, 업계 특성상 경제적 이유로든, 개인적 이유로든, 더 이상 노래를 업으로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얼굴을 알리고 다시금 노래로 직업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의 취지에 있다. 모든 사연들이 스토리텔링이고, 눈물이 아른거린다.
선별된 인원이 부르는 노래들이라서 그런지, 꽤나 노래를 잘하더라. 오늘 내가 어제의 이 노래들을 꽤나 다시 떠올리는 이유는, 요즘 노래들보다는 '예전 노래들을 다시 만날 수 있었던 시간'이었기 때문인 듯하다. 그리고 그 인상적인 기억을 담은 노래들을 하나하나씩 나의 재생 목록에 추가하기 시작했다.
나는 밤늦게 책을 읽는 일을 즐겨하는데, 그럴 때마다 에어팟을 귀에 꽂고 잔잔한 노래를 들으며 독서에 집중하는 편이다. 문득 유튜브 영상을 통해 들어온 노래 하나가 내 마음을 파고들었다. 책에 있는 글씨보다도 멜로디를 타고 있는 그 말소리에 온 신경이 갔다. 괜히 내 옛날 얘기 같고, 예전 그날이 문득 떠오르기도 하고, 그래서 한번 더 듣게 되고. 두 번, 세 번, 결국 ‘한곡 반복’하고 있는 나를 봤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 스트리밍 앱을 켰더니, ‘그 노래’가 눈에 들어왔다. 원래 듣던 출근 송을 제쳐두고 어제 들었던 ‘그 노래’를 또 한곡 반복으로 들으며 출근했다. 매서운 바람이 얼굴을 스치는 데도, 옛날 노래를 맞아주는 듯 오히려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며 전철역까지 걸었다. 귓불은 얼얼한데, 귓속은 행복했다.
15일 차의 어제, 유튜브 알고리즘을 따라 옛 노래를 만났고, 15일 차의 오늘, 그 노래의 여운을 이겨내지 못하고 느긋이 연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