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의 긍정에 대하여], 16일 차
면접 준비할 때 수도 없이 많이 생각했던 워딩은, 책임감이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다.
"제가 생각하는 책임감이란~"
그렇다. 조직 내에서 '일'이라는 걸 해낸다는 것은, '책임감'이라는 걸 가지는 것이고, 이는 온전히 일을 해낼 수 있도록 만드는 개인의 성향 같은 것이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그 손을 놓아버리지 않고 그 일을 끝까지 내 일처럼 해낼 수 있는 이유는 우리에게 그 일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제는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얼마나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지 느꼈던 날이다. '실수'를 했기 때문이다. 분명히 확인해야 했던 일이었는데, 당연히 되겠지 하고 넘겼던 지난달의 나에게 아주 큰 호통을 치고 싶은 어제였다.
4시쯤이었나, 이 일이 벌어지고 난 뒤 퇴근까지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 벌써 퇴근 시간이네.. 했던 나를 기억한다. 어쩌면 윗분들의 결재가 이미 난 상황이기에 나 혼자만의 잘못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난 내가 더블체크는 했음에도, 세 번 네 번 체크를 했어야지 하는 마음에 나 자신을 나무랐다. 어마어마하게 큰 일도 아닌 일이지만, 우당탕탕 이 일을 수습하는 데에 약 2시간 정도를 정신없이, 20분인 마냥, 흘려보냈다.
이렇게 나는 어제도 내 '무거운 책임감'이 이렇게도 나 자신을 시달리게 만든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면서도 문득, 왜 내가 이렇게 '무거운 책임감'을 내가 하는 일들에 두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왜?"
무엇을 위해,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무슨 행복을 누리겠다고 말이지.
그래서 오늘 내린 결론은, 함께 일하는 이들에게 적어도 민폐는 끼치고 싶지 않아서 그러는 듯하다.
오늘 출근을 해서 나도 모르게 하고 있었던 일은, 다른 팀원들이 어제 내가 한 실수 때문에 힘들어하지는 않을까, 귀찮은 일은 하지 않을까, 그래서 나를 괜히 미워하지는 않을까, 팀원들의 눈치를 보는 일이었다.
'눈치'를 본다라.. 나만의 이야기는 아닌 듯하다. 나뿐이 아니라도, 내 사수, 내 팀장님, 그리고 사장님까지도 조직원들의 눈치는 본다. 이게 사회생활이고, 이게 우리가 하는 일에 책임감을 만든다.
어제의 나의 실수를, 아니 결국은, 나의 책임감이 나로 하여금 그 사소한 실수를 더 크게 느껴지게 만들었고, 나와 함께 사무실을 동거동락하는 나의 팀원들 덕에 나로 하여금 그 사소할 수 있는 책임감을 더 크게 느끼도록 했다.
그렇기에, 오늘 아침 출근한 나에게, 팀원들은 힘들어도 힘들다는 이야기를, 귀찮아도 귀찮다는 말을, 미워도 미워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 그들도 나의 눈치를 보는 중이다. 그들도 이 일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사람이 하는 일에 실수는 당연히 발생할 수 있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세에 달린 일이구나
난 그래도 나름 책임감이 있구나
그리고 팀원들도 그걸 느꼈겠구나
16일 차의 어제, 사소한 실수가 나의 책임감 때문에 크게 느껴졌고, 16일 차의 오늘, 그 사소한 실수 덕에 우리 팀 모두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