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고민

[100일의 긍정에 대하여], 47일 차

by 이민호

어제 나는 마스크를 꽁꽁 싸매고 종로 근처로 사진 출사를 나갔다. 일회용 카메라가 손에 들어왔던 터라 27장을 내어줄 필름에 채울 것들이 필요했다. 필카의 맛에 빠진 한 친구가 출사를 같이하자고 해준 덕에 함께 갔다.


어언 2-3시간은 걸은 듯하다. 이제는 좀 힘든 것 같다며, 뜨듯한 국물에 소주나 한잔 하자며 근처 식당을 찾았다. 코로나의 영향이었는지, 일요일이라고 그런 건지, 영업하는 식당을 찾는 일이 여간 쉽지 않았다. 얼큰한 모츠나베를 하나 시켜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시작했다.


같은 또래의 같은 결을 가진 친구라서 그런지, 지금 때쯤, 혹은 나에게는 이미 지나간 그런 고민들을 이 친구도 하고 있었다. 직장에서 내 이야기를 어떻게 분명히 전달해야 할지, 월급 말고 다른 비즈니스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오래된 여자 친구와의 소소한 이야기들. 어찌나 찰떡같은 내 얘기인지.


같은 방향의 5호선에 함께 몸을 실었다. 인천까지 가야 하는 나를 두고 내리는 친구의 입에서 ‘오늘 진짜 재밌었다’하는 말이 나왔다. 같은 마음을 가감 없는 마음으로 공감하는 마음으로 나눈 대화 덕이다. 단순한 출사가 아니라 뜻있는 출사였던 것이다.


47일 차의 어제는 꽤나 결 맞는 친구와 그저 좋은 시간을 보냈던 날이었다 생각했는데, 47일 차의 오늘은 그 친구와 함께하는 시간의 가치가 어떤 구성, 얼마나 같은 마음을 가지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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