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100일의 긍정에 대하여], 48일 차

by 이민호

나도 그러고 싶지는 않다. 컴퓨터만 만지면 나를 찾는 어머니에 괜히 짜증 비슷한 것을 내는 일 말이다. 붉은색과 푸른색에 유난스러운 어머니는 스윽 읽어보지도 않고 그저 붉고 푸른 것에 눈이 가 괜히 눌렀다가 컴퓨터가 망가져 버릴까 두려운 모양이다.


어제 어머니는 회사에 제출할 연말정산 자료를 같이 메일로 보내달라고 부탁했었다. 나는 흔쾌히 받아들였었다. 국세청에 들어가 자료를 내려받고 네이버 메일을 켜고 메일을 작성하는 방법부터 보내는 과정까지 차근차근 설명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이를 가르치는 일은 쉽지 않다. 한다고는 했으나 그리 친절하지는 못했을 거다.


나에게 배운 이후에도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그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연습을 했다. 처음에는 아니 그걸 연습을 한다고? 하는 생각으로 비웃었던 듯도 하다. 그러다 내가 가르친 학생을 선생님 마냥 그래도 이왕 하는 일 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든다. 고생하네 어머니.


요즘 핫한 코딩을 들여다보고 있는 나를 돌아본다. 어린 친구들은 의무교육 시기부터 코딩을 배운다고 하던데, 나도 아이가 생겨 허리가 쑤시기 시작하면 그 미래의 새로운 서비스들에 골치 아프다며 자식들을 괴롭히게 되려나. 뿌린 대로 거둔다고 지금부터라도 어머니께 더 친절하게 알려드려야 하나.


48일 차의 어제, 내 윗 세대와의 차이를 느꼈고,

48일 차의 오늘, 내 아랫 세대와의 차이를 느끼고 반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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