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100일의 긍정에 대하여], 72일 차

by 이민호

어제 고등학교 친구들과 횟집을 갔다. 우리는 벌써 서른이다. 아니 누군가의 눈에는 아직도 서른이겠다만, 특별할 것 없는 우리가 서른의 라벨링을 달게 된 일이 여간 거슬리는 일이 아닌 모양이다. 벌써 서른이 된 것이다.


이십 대 초반 즈음에 내게 소고기를 사준 친구를 아직도 기억한다. 군대 휴가를 나온 그 친구가 갑자기 불렀는데도 나와준 내가 고맙다며, 무려 초록색 간판 그 소고기 집을 데려가 준 것을 기억한다.


우리는 그때 어떻게 삶을 살아갈지 갈피도 못 잡고 있었다. 모든 게 새로우면서도 두려웠던 그 시절, 서른에는 무엇이든 하고 있자며, 자리 잡고 있자며, 그런 이야기를 했었다. 문득 이 이야기를 어제의 고등학교 친구들에게 이야기했는데, 별 것 없이 그저 타이틀만 서른이 되어버렸다며 웃어 넘겨버렸다.


마흔은 어떨 것인가. 10년이라는 시간이 하루하루는 정말 긴 여정이겠지만, 지나고 나니 별, 특별함 없이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인 듯하다. 각자 가진 마흔이라는 시기에 목표가 있을 것이나, 과연 그 목표를 이룬다는 특별함이 10년 후인 나의 마흔에 있을 것인가.


72일 차의 어제는 서른이 된 우리가 별 것 없다고 느꼈고, 72일 차의 오늘은 마흔에는 꼭 별 것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