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의 긍정에 대하여], 76일 차
편도가 또 말썽이다. 편도선 말이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턱 밑에 편도가 퉁퉁 부어 내가 살아가는 것을 두렵게 만든다. 이번엔 특이하게도 왼쪽 편도만 성을 내고 있다. 그래도 이 정도면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나.
열이 났으면 큰일이었다.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로 난리이기에 편도염인데도 혹시나 코로나 보균자로 의심을 받으면 억울한 모양이기 때문이다. 병원을 가려해도, 약국을 가려해도, 편도가 아니라 코로나가 아니냐며 정작 나보다 더 나를 두려워하는 이들이 주위에 숱해진다. 편도야 말 좀 들어봐라.
바닥으로 머리를 가까이 두고자 하는 마음이 덜 해서 다행이다. 편도염으로 고통받는 일은 서 있는 일보다 눕는 일에 더 가까워진다는 말이다. 괜히 어디서든 턱을 괴고 앉으려고 하고, 전철에서는 뒤에 머리를 기대려고 하고, 공부할 때는 이마를 손에 마주하려고 한다. 그래도 이번은 조신하게 일상생활을 하는 덕인지 편도의 말썽이 심하지는 않다.
얼른 낫길 바라본다. 오늘은 따뜻한 것을 많이 먹고 최대한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기로 한다. 조심조심 편도의 마음을 달래보기로 한다.
76일 차의 어제는 편도염을 확신했고, 76일 차의 오늘은 편도의 아량에 감사하며 조신함을 유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