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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호 Feb 20. 2021

시즌2

[100일의 긍정에 대하여], 80일 차

나는 굉장히 빡빡하게 사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런지 평소에 콘텐츠 소비에 대해서 비관적인 사람이다. 이런 경향은 내가 넷플릭스를 하지 않는 것, 5분 이상 짜리 유튜브 영상을 절대 눌러보지 않는 것, 드라마를 포털 사이트 클립 영상으로만 감상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나는 나 자신이 정해놓은 많은 것들을 해내는 그런 빡빡한 사람인 거다.


그런데 두 달 전부터 (물론 지금은 아닌 듯하다) 2개의 드라마에 빠져있었다. 하나는 '펜트하우스'라는 드라마이고, 다른 하나는 '경이로운 소문'이라는 드라마다. 잠시 동안 내가 한가로웠을 시기가 있었는데, 그때 킬링 타임용으로 시작했던 드라마들에 빠져버렸었다. 그래서 그 드라마들을 정주행 하겠다고, 집돌이를 자처했었던 나 자신을 기억한다. 아무튼 그리고 그 드라마들이 종영하고 다시 나는 원래대로 돌아갔었다.


어제는 펜트하우스 시즌2의 첫 방영이 있던 날이다. 다시 말하면 펜트하우스 2의 1화를 봤다는 말이다. 보통 시즌제 드라마는 시즌1보다 시즌2에서 오는 감동이 덜하다. 그래서 시즌1만큼의 성공이 시즌2에는 보장되지 않는다. 세계적으로는 그렇지 않겠지만, 유난히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편인 듯하다. 이러한 이유로 논스톱을 제외한 시즌제 드라마는 딱히 성공했다는 느낌이 없었고, 이것은 영화의 시즌제에서도 같은 맥락으로 이어지는 느낌이다. 국내 콘텐츠 시장에서는 시즌제가 생존하기 힘들거라 느꼈다.


그런데 어제 나는 시즌1에서 느꼈던 그 펜트하우스의 인상을 시즌2의 첫 에피소드에서 느꼈다. 그만큼 충격과 신선한 스토리를 가져왔다는 말이다. 애초에 드라마 작가는 시즌 하나로 끝낼 수 없는 장대한 스토리라고 예고한 바 있는데, 그 말을 방증이라도 하는 듯, 그저 시즌1의 연장선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렇지, 시즌제 드라마가 이래 줘야지, 이런 속 시원함이 그동안 있었나.


당분간 나는 콘텐츠 소비량을 펜트하우스 2에 몰빵 할 것 같다. 아니 몰빵 할 것이다. 굳이 내가 집중하고자 노력하지 않아도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그 흡인력을 이미 시즌1에서 느꼈기에, 그리고 나도 모르게 그 영상들을 포털 사이트 클립 영상으로 한 번 더 찾아본 기억이 있기에, 아마도 이번 시즌에서 시청률에 큰 기여를 할 나 자신을 미리 실토한다. 아무튼 오늘은 펜트하우스 하는 날이다.


80일 차의 어제는 펜트하우스의 시즌2를 어머니와 함께 시작했고, 80일 차의 오늘은 펜트하우스 드라마 작가님이 늘 건강하길 바란다. 아무튼 오늘은 펜트하우스 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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