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의 긍정에 대하여], 83일 차
하루를 알차게 쓰면 하루가 길다. 할 게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느껴진다면 그것은 아마 후다닥 하루가 지나가겠지만, 꽤나 여러 일들에 부담감 없이 시간을 잘 쪼개서 쓴다면 그것은 하루를 아주 잘 쓰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요즘은 긴 하루가 계속되고 있다는 마음을 자주 품는다. 그렇게 좋아하던 술도 많이 줄었고, 사람에게 의존해오던 내 성질도 변했다. 집돌이의 생활이 편하디 편하다. 어우 편해.
그러니 나만을 위한 시간이 많아졌다. 나 좋자고 시작하는 일들이 하나 둘 늘려가다 보니 하루 안에 이 일들을 다 해내면 왜 인지 모를 뿌듯함에 사로잡히곤 한다. 사실 이 모든 것들이 결국은 나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일이니 뿌듯해함이 당연한 것인가.
아침이면 온몸이 뻐근하다. 무언가에 집중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뻐근함은 배가 된다. 내일은 오늘보다 좀 더 낫겠지, 내일은 오늘보다 좀 더 성장했겠지 하는 마음으로 침대 밖을 나선다. 긴 하루에 대한 내성을 길러본다.
83일 차의 어제는 하루하루 무언가를 해내고 있다는 기분이 꽤나 마음에 들었고, 83일 차의 오늘은 그런 긴 하루를 또 해내겠다며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