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의 긍정에 대하여], 84일 차
오랜만에 듣는 목소리는 익숙지 않다. 불편하다는 말이 아니다. 익숙지 않아서 더 차근차근 가까워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불편하지 않는 일이 나에게는 드문 일이었는데, 다행히 어제의 그 목소리는 그 드문 일 가운데 하나였다.
문득 전화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순간이 있었는데, 그 순간을 놓쳐버리면 다음 유사한 순간에도 놓쳐버리는 일이 쉬워질까, 그저 그 순간을 잡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리고 꽤나 재밌는 상황이 벌어졌었다. 그리고 나는 웃었다.
자연스럽게 나는 내 이야기를 꺼내고 있었다. 꽁꽁 숨겨 두었던 많은 이야기들을 나도 모르게 털어놓고 있었다. 지금이야 다시 익숙하지 않은 목소리가 되어 있었지만, 아마도 예전의 그 기억으로 확실히 인지하지 못하는 그런 편안함을 마음에 두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내 목소리를 전하고, 그 목소리를 기다렸다.
이번에는 좀 더 오래오래 듣고 싶다.
84일 차의 어제, 익숙했던 목소리가 익숙지 않았고, 84일 차의 오늘은 더 익숙해지면 좋겠다고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