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망대해에 떠 있다

by 김민

송신기 하나 달랑 켜두고 망망대해에 떠 있다.

구조 신호도 보낸 적 없다.

지인에게 살가운 메시지도 없었다.

누구의 강요와 충고도 모른 척해놓고

불빛 따라 그저 희망만 깜빡인다.

구조선을 불러올까.

구조 헬기라도 데려올까.

구명보트라도, 아니 지나가는 어선이라도 모셔 올까.

세상이 당연히 지켜보리라 보증했었나.

누구의 관심과 기호도 살피지 않고는

신호 따라 이제 욕심도 점멸한다.


칠흑 같은 어둠에도 물빛은 무심히도 아름답고.

상어 떼라도 득달같이 달려올까

이 거친 너울은 어찌하며

계속 떠 있을 수나 있으려나.

실체를 걷어차는 나태의 등장이여!

닿을 수 있다는 오판

찾아 줄 것 같은 오해

당연히 지켜보리라는 오만.

그것들에 기가 죽어 호흡마저 깔딱거린다.

아, 기기도 죽어가며 날카로운 비명을 내지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