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에 IB 도입하기

특수교육 전공과정 교수학습 실천에 관한 성찰과 보편적 학습설계(UDL)

by 민쌤

이번 학기 대학원 수업을 마무리하며, 특수학교 전공과 1학년 담임으로서 그동안 기능 중심 수업과 일상생활 적응만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왔던 나의 수업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두 학기째 대학원 강의를 들으면서 내 수업이 학생들의 주체적인 사고력이나 탐구심을 충분히 자극하지 못하고 있다는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학생들의 자폐나 지적장애를 핑계 삼아, 어쩌면 아이들의 잠재력과 가능성에 먼저 한계를 그어버린 것은 바로 나였을지도 모르겠다는 반성을 했다. 이번 학기 IB 교수학습론 수업을 통해 배운 보편적 학습설계(UDL)를 기반으로, 우리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에게도 개념 중심 수업과 탐구 학습을 적용할 수 있음을 깨닫고 실제 수업에 시도해 보았다.


특수교육의 특성상 개별 학생들의 능력과 수준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적절한 난이도의 과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했다. 바리스타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들에게 카페 메뉴판(실제 1층 학교카페에서 판매 중인 메뉴)과 다양한 상황의 시나리오를 활용하여 실제 ‘손님응대 및 주문 역할극’을 시도해 보았다. 이러한 과정에서 고객응대 역할극을 통한 협력학습 수업은 자유로운 소통과 자기표현이 포함된 ATL 기술을 기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때 학생 수준별로 시각자료 및 영상자료를 함께 제시하거나 교사의 점진적 촉구를 활용함으로써 보편적 학습설계의 두 번째 원리에 따른 다양한 방식의 행동과 표현방식을 독려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단순히 제조음료 레시피를 숙지하거나 손님응대 스크립트를 외우는 것이 아닌, 고객의 입장에서 느끼는 서비스정신과 다양한 고려 요소들을 함께 탐색하며 선택과 흥미라는 개념을 중점으로 두었다. 이는 단지 기능중심 수업만을 강조했던 나의 기존 수업에 반성이 되는 동시에, 미숙하게나마 개념기반 수업을 처음 적용해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또한 지난 5월, 우리 반에 온 교육실습생과 함께 ‘나만의 카페 메뉴 만들기’ 수업을 진행하였다. 이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평소 실습 때 만들어 온 카페메뉴를 넘어서,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창의적인 메뉴를 고안해 보는 탐구학습의 형태로 설계해 보았다. 나만의 메뉴를 만들기 위해 학생들은 수 차례 테스트를 거치는 등 스스로 맛을 평가하고, 단가도 책정해 보는 등 다양한 과정을 경험했다. 한 학생은 딸기, 망고,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꿀을 넣은 시원하고 달콤한 스무디를 만들어서 메뉴를 제안했고, 친구들과 시음해 보며 서로 맛과 비주얼에 관한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이를 통해 단순히 음료제조 숙달을 위한 실습이 아닌, 학습자가 고객의 입장에서 스스로 기획하고 생각해 볼 수 있게 탐색하도록 설계하였다.


지역 및 세계적 맥락을 고려한 활동으로는 학급 학생들과 함께 실제 지역사회 내 카페를 방문해서 메뉴의 구성과 가격대, 직원의 고객응대 방식 등을 조사하는 활동도 진행해 보았다. 학생들은 학교카페 메뉴와 외부(지역사회) 카페 메뉴를 비교하고, 우리 카페가 더 저렴하거나 비싼 메뉴를 찾아보거나, 우리 학교 카페에 추가되면 좋을 메뉴도 찾아보는 등 실질적인 관찰과 분석을 하며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에는 국제 바리스타 대회 영상을 시청하며 세계 각국의 커피 문화에 대해 알아보는 활동도 진행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배움이 지역사회를 넘어서 더 넓은 세상과 연결될 수 있음을 인식하게 해 주었고, 지역사회에서 일하는 바리스타인 ‘나’를 상상해 보고 꿈꿀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까지의 나의 수업이 단순한 기능중심의 교사 일방향적인 전달이었다면, 이번 학기 IB 교수학습론 수업을 통해 학생이 ‘왜 배우는가’를 아이들과 함께 탐구해 보는 과정에 집중할 수 있었다. 또한 학생들의 다양한 능력과 수준을 염두에 두고 개별화교육 및 보편적 학습설계(UDL)를 조금씩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모든 학생들이 교실 내에서 존중받고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더 적극적인 실천을 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 우리 반 교훈이 ‘사랑하며 가르치며 배우며’이다. 아직 6년 차의 초보 선생님이지만 다양한 배움을 통해 학생들과 함께 성장하고 변화할 수 있는 교사가 되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해서 성찰하고 시도해 나가고 싶다. 이번 학기는 나의 교수 실천을 돌아보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