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일린 Oct 02. 2020

오늘은 정말 일찍 일어나려고 했는데

아침에 '이만하면 충분히 잤다'며 개운하게 일어나는 방법은 없을까

오늘은 8시에 일어날 계획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조깅을 하고, 집에 들어와서 책을 읽으려고 했다. 아침잠이 많은 편이라 8시부터 30분 단위로 알람을 10시까지 맞춰놨다. 결국 마지막 알람 시간인 10시에 일어났다.


아침에 일어나면서 '아 이 정도면 충분히 잤다. 개운해!'라고 생각해 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매일 밤 꿈을 꿔서 그런지, 수면 습관에 문제가 있는 건진 모르겠으나 아침이면 덜 잔 느낌이 들어 피곤하다. 어떤 친구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개운하다고 한다. 그게 가능이나 한 거야? 정말 몰라서 물어보는 거다 :(


이전 직장을 다녔을 때의 이야기다. 8시부터 10시까지 30분 단위로 출근시간을 직접 고를 수 있었다. 다만 한 달 단위로 설정을 해놓기 때문에 중간에 변경은 불가했다. 호기심이 많은 나는 8시부터 10시까지 모든 경우의 수를 몸소 실천해보았다. 집에서 회사까지 약 1시간 30분이 걸린다는 것을 감안하면 8시 출근일 때는 5:50 기상, 10시 출근일 땐 7:50에 일어나야 했다. 출근 시간 도장깨기 마냥 모든 출근 시간을 겪으며, 내 신체 바이오리듬과 지하철 혼잡도 등을 모두 종합해보니 가장 이상적인 출근 시간은 9:30으로 판명 났다.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는 완전 자율 출퇴근 제도를 시행하고 있어 나의 출근 시간은 전날의 컨디션에 따라 들쑥날쑥하다. 아침잠이 많은 내게 딱 맞는 출근 제도가 아닐 수 없다.


아침잠은 내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루 동안의 컨디션이 바로 이 아침의 컨디션으로부터 결정되기 때문이다. 근데 그렇다고 많이 자고 일어난 날 하루가 더 개운한 건 아니다. 어쩔 땐 더 찌뿌둥하다. 뭐 어쩌라는 거냐고 생각할 수 있다. 맞다 그게 정답이다. 매일 아침, 피곤함과 잠의 유혹을 이겨내고 결국 일어나는 행위. 이건 마인드셋과 정신력의 문제인 것 같다.


한 때 할 엘로드의 "미라클 모닝"이란 책을 읽고 새벽 6시에 일어나는 도전을 했던 적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바깥이 깜깜했던 걸 보니 겨울이었던 것 같은데) 처음 이틀 정도는 새벽에 일어났지만, 막상 일어나서 졸린 눈과 멍한 정신으로 뭘 해야 할지 몰랐다. 결국 미라클 모닝은 작심삼일로 끝이 나버렸다. 부끄러우면서도 안타까운 일이다.


요즘 나는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운동도 해야 하고 책도 읽어야 하고 글도 써야 한다. 미라클 모닝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10시에 기상해도 졸린 내 모습을 보며, 아직 6시 기상은 무리인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린다. 그리고는 혼자 중얼거린다. '오늘은 정말 일찍 일어나려고 했다.'

작가의 이전글 여러분만의 공간을 갖고 있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