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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미삐약이 May 31. 2023

요즘 젊은 선생님은요

이런 생각들을 종종 해요

대체 이 직업이 뭐길래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나 라는 생각이 온 머릿속을 지배했었고, 쥐꼬리만한 월급에 가르치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학생 상담, 학부모 상담이 팔할을 차지하고 온갖 감정의 하소연 창구 및 정말 더 이상한 사람을 만나면 감정의 쓰레기통 및 분노발작의 하수구가 되기도 하는 역할이 바로 담임이라고 나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 놈의 MZ라는 말을 갖다붙이긴 싫지만, 최근에 학교라는 현장에 보람과 가치를 두며 첫발짝을 내딛은 우리 MZ세대 교사들은 어안이 벙벙하다. 대체 우리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이렇게 학부모의 원망의 씨앗이자 분노받이가 되어야만 하는건지.


나는 운이 좋게도(?) 학창시절에 매를 드는 학교 선생님은 없었다. 내 주변 또래 선생님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때리는 선생님이 최소 한 명 이상씩은 있었고, 맞으면서 많이 컸고 맞아서 철이 든 것 같다고 하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나의 경우를 돌이켜보면 종종 꼬집으시는 선생님은 계셨다. 뭐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애정이 담긴 꼬집힘이랄까.. 반면 학원 선생님은 어디 저런 조폭이 있나 할 정도로 무지막지하게 우리를 때렸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왜 그랬을까.. 시험 문제 틀릴 때마다 갯수를 세어 랩의 심지로 자신의 온 체중을 싣어 때렸던 학원 과학 선생님이 기억난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대학생이 뭘 안다고 또는 무슨 스트레스를 우리에게 그렇게나 풀었을까 싶긴 한데. 


내가 느끼는 이런 감정일까? 학부모들이 우리에게 느끼는 감정들이. 본인의 학창시절을 생각하며 지금의 젊은 교사들과 학교를 바라보는 것 같다. 우리는 정작 엄격한 규칙들 속에서 자라나고 훈련 받은 다음에 학생 생활 지도에 관한 사사롭고도 강력한 규제라고는 없어진 학교에 내던져진 것만 같은 기분인데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기분이 유쾌할리만은 없다. 게다가 포털 사이트의 교사 관련 기사만 봐도 전교조가 문제니 교사가 그래서 문제니 등등 대체 무슨 한이 그렇게 쌓였길래 욕을 그렇게 해대는지 이제 그런 기사가 나오면 도매급으로 매도당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너무 아파서 기사를 애써 외면한다.


화장과 교복도 마찬가지다. 학부모는 제재를 가해달라고 우리에게 요구를 하는데 학생인권이 중시되는 이 마당에 그런 규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데 자꾸 담임에게 요청을 한다. 그리고 예민한 사춘기 시기인 것을 이해는 하지만 "선생님, 우리 애는 제가 이런 말 하면 싫어하고 불편해해요. 그러니 선생님이 대신 좀 말해주세요." 등등... 우리의 입을 빌리는 것도 좋지만 부모님은 집에서 어느정도로 훈육을 하며, 어느 정도로 관계를 유지하고 계시나 의문이 일 때도 있다. 


"선생님, 우리 애가 밥을 안 먹어요. 점심 좀 먹으라고 챙겨주세요."는 매년 들었다. 내가 중등교사가 아니라 유치원 교사인가...? "선생님. 저 때는 선생님이 저희 데리고 나가서 짜장면도 사주고 그랬어요. 선생님도 저희 애 데리고 가서 떡볶이도 좀 사주고 그러세요."라는 말은 몇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다. 원래 이런 얘길 쓰려고 하던 게 아닌데... 쓰다보니 욱하는 마음이 너무 올라왔네. 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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