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알기 위한 길을 함께 만든다
아이들이 싸울 때,
많은 교사는 이렇게 말한다.
“둘이 미안하다고 해.”
“이젠 그만, 괜찮아졌지?”
“다시는 그러지 마.”
나도 예전엔 그랬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게 아이들의 감정을 진짜 다루는 방식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나는 아이들이 싸울 때,
‘미안해’와 ‘괜찮아’라는 말보다
왜 싸우게 되었는지를 함께 들여다보는 걸 더 중요하게 여긴다.
그리고 반드시 이렇게 지도한다.
> “니가 이렇게 하면 내가 속상해.
다음부턴 이렇게 하지 않는 게 좋겠어.”
그 말을 들은 친구는 이렇게 말하게 된다.
> “그랬구나, 미안해.
다음부턴 조심할게.”
나는 이 과정을 꼭 지켜본다.
왜냐하면 단지 감정을 누르거나 넘기는 것이 아니라,
감정의 이유를 서로 이해하고 전달하는 경험이
진짜 ‘사회성’의 시작이라는 걸 믿기 때문이다.
감정은 교과서처럼 외워서 익힐 수 없다.
‘기쁘면 웃는다’, ‘화나면 참는다’ 같은 말로는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다.
감정은 설명받고,
누군가와 함께 그 의미를 찾아보는 여정 속에서 익혀진다.
어느 날 한 아이가 울면서 말했다.
“선생님, 쟤가 나랑 안놀아줘요.”
나는 옆에 앉아서 물었다.
“왜 그렇게 느꼈는지,
어떤 기분이었는지 말해줄래?”
그리고 다른 친구에게도 물었다.
“너는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혹시 기억나?”
“아니면, 너도 속상한 일이 있었니?”
이 대화를 지나고 나서야
그들은 비로소 서로를 제대로 바라봤다.
감정이 흐르고, 정리가 되고, 관계가 다시 이어지는 순간.
나는 교육자로서,
감정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감정을 알기 위한 길을 아이와 함께 만드는 사람이고 싶다.
감정은 지도처럼 외워지는 게 아니다.
그 마음을 이해하기 위한 길을 같이 걸을 때,
비로소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알게 되고,
나는 그 감정을 함께 받아들이게 된다.
어떤 아이는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서 의자를 걷어찬다.
어떤 아이는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린다.
그럴 때마다 나는 먼저 말하지 않고, 옆에 앉는다.
그리고 그 감정이 흘러갈 수 있도록 기다린다.
그 아이가 울음을 멈췄을 때
말없이 옆에 있어준 그 시간이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길 위의 첫 걸음이었다는 걸 나는 안다.
감정은 교사가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감정을 알기 위한 길을 아이와 함께 만드는 것.
그 길 위에서, 아이는 자기 마음을 배우고
나는 그 마음을 함께 이해하게 된다.
> 다음 이야기
사람들은 쉽게 말한다.
“실패도 성장이다.”
“넘어져야 큰다.”
EP.12 :) 내가 '성장'이라고 믿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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