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푼 꿈을 안고 도전한 스케이트보드(엄밀히 말하면 크루져 보드)! 한 손에는 랜디야츠 크루져 보드를, 다른 한 손에는 킥보드를 들고 스케이트보드 첫 라이딩을 위해 우리 딸과 함께 현관문을 나섰다. 이윽고 도착한 곳은 바로 지하주차장!
바퀴 고정이 잘못된 거 아냐? 플렉스 적응하기
솔직히 10년 이상 스노보드로 단련된 몸이라 자신감이 좀 있었다. 스노보드 스케이팅을 하듯 왼발을 앞에 두고 오른발로 천천히 푸시오프를 시작했다. 주차장 바닥이 워낙 평평해서인지 바퀴의 베어링이 좋아서 그런 건지 전기차가 굴러가듯 스르륵 전진을 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데크가 좌우로 움직이는 건 적응이 힘들더라. 데크의 좌우 움직임의 정도를 플렉스라고 하는 듯한데 내 장비의 경우 평균 정도의 수준이라 한다. 크루져 보드는 라이딩 용이라 방향 전환 등을 부드럽게 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플렉스가 있는 듯하다.
스노보드 제자들에게 갑툭튀 사과
몇 번의 푸시오프를 성공하자 자신감이 좀 붙었다. 그래서 좀 더 속력을 내보기로 했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우리 집 주차장은 직선거리가 5미터 정도다. 속도를 내봤자지.. 내가 설원에서 스노보드 초보를 가르칠 때 속도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하곤 했다. "엄청 빨라 보이지? 영상 찍어 보여줄까? 그냥 기어가는 수준이야~그러니 겁내지 마~" 이 자리를 빌려 지난 10년간 내게 스노보드 강습을 받으며 이 말을 들었던 모든 친구들에게 사죄의 말을 남긴다.
초반의 지나친 자신감은 화를 부르기 마련. 역시나 뒤로 벌러덩 자빠져 버렸다. 참.. 아프더라.. 생각해보니 최근 몇 년 이렇게 몸이 아프게 넘어진 적이 있었던가? 스노보드를 탈 때 넘어지면 바로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되었던지라 바로 일어나긴 했다. (쪽팔리니까..) 그런데 넘어지는 모습이 우리 딸에게는 슬랩스틱 개그처럼 보였을까? 저 멀리서 깔깔대며 킥보드를 타고 달려오며 "아빠! 왜 이렇게 못타? 이렇게 타야지?" 하며 킥보드를 타며 내 앞에서 방향 전환을 하더라
푸시 오프! 이거 두 개만 기억하자!
스케이트보드 타다가 뒤로 넘어지는 게 가장 위험하다던데.. 그래서 유튜브를 다시 한번 보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보기로 했다. 푸시오프 초보를 위한 다양한 영상이 많긴 했지만 딱 2가지만 명심하기로 했다.
1. 앞발(내 경우에는 왼발)을 먼저 올린다
자세히 보니 크루져 보드는 바퀴가 데칼코마니처럼 데크를 기준으로 대칭으로 부착된 것이 아니라 전진하는 방향으로 치우쳐져 있었다. 그러다 보니 데크의 뒤쪽을 밟으면 앞부분이 들려 중심을 잃게 된다.
2. 푸시 오프를 할 때 손으로 앞발의 무릎을 잡는다
처음 영상을 볼 땐 이 말이 뭔 말인가 싶었다. 초보라 무서워서 벌벌 떨리는 무릎을 고정하라는 건가? 푸시 오프를 할 땐 무게 중심이 50대 50이 아니라 앞쪽에 있어야 한다. 무릎을 잡지 않으면 푸시 오프를 할 때 의도치 않게 허리가 펴지면서 중심이 뒤로 가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무릎을 잡으면 몸이 자연스럽게 앞으로 쏠리면서 무게 중심이 앞쪽으로 이동해 보다 안정적인 자세로 푸시오프가 가능해진다.
아프니까 마흔이다
이 두 가지를 명심하고 푸시 오프 연습을 하며 첫날 라이딩 연습을 마쳤다. 연습은 마쳤지만 영광의 상처, 근육통은 시작됐다. 근육통이 생기면 가끔 헷갈리는 게.. 온찜질을 해야 하나? 냉찜질을 해야 하나? 스노보드를 타며 부상이 있을 때 잘 배운 게 있다면 근육통 대처법이다. 1. 붓기가 있다면 냉찜질을 해서 부기를 가라앉히는 것을 먼저 할 것, 2. 그리고 부기가 빠지면 온찜질로 근육을 풀어줄 것. 파스도 냉찜질용, 온찜질용 여러 가지가 있지만 찜찔용이 아닌 느낌은 별로 없는 케토톱 같은 제품이 개인적으로 좋았다. 겨울에만 스키장에서 쓸 줄 알았던 서랍장의 30개 들이 대용량을 시즌 후에도 쓸 줄이야.. 누가 아프니까 청춘이라 했나? 아프니까 마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