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운세를 믿어야 할까

매일매일 짧은 글 - 32일 차

by Natasha

뒤늦게 운세를 살펴봤습니다. 최악의 날이더군요. 좋은 말만 눈 담아 읽고, 대충 재미로 보는 편이지만 오늘은 심란했습니다. “사람 때문에 마음이 산란해지는 하루이다. 당신의 일상이 흐트러뜨려진다. 사소한 일에 대한 근심보다는 상황을 볼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하다. 곤란한 관계를 얼마나 현명하게 대처하는가에 따라 유쾌하게 하루를 마감할 수 있다. “ “흐름이 좋지 못한 날. 특히 다른 사람의 일에 개입되는 것은 절대 삼가라. 누군가 특별한 제안을 한다면 오늘은 절대 결정을 내리지 말 것. “ 어쩌죠, 오늘 두 명이 제게 똑같은 제안을 했거든요. 내용은 좀 달랐지만요.


30일이 넘게 글을 쓰면서 지금의 파국에서 벗어나는 길을 스스로 찾자고, 마음을 다듬으려 애썼습니다. 하나둘 팀 동료들이 떠나도 아직 남은 직원들에게 마음으로는 의지도 했고, 저 역시 떠날 준비를 차차 하려던 참이었습니다. 상사가 따로 불러 말하더군요. “더 이상 팀리더와 함께 갈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팀리더를 맡아주세요. 다만, 현재 남은 멤버 중 누구누구는 빼고 다시 세팅하겠습니다. 인력은 이렇게 조정되고(구성이 줄었습니다), 이 팀의 역할은 이렇습니다(대충 생각하지 말고 부속품으로 잘 돌아갈 것만 신경 쓰라는 내용이었고요), 지금 남은 사람이 고작 한 명뿐이고 새로 앉힐 사람은 본인이 정할 테니 예전 경험을 살려 잘 끌어달라는 말이었습니다.


예전에도 소멸 직전의 팀을 맡아 1년 간 정말 열심히 모두가 오고 싶어 하는 팀으로 만든 적이 있었어요. 그때도 지금도 한사코 거절이었지만, 정말 그때는 남은 팀원들 마저 퇴사할까 봐 울며 겨자 먹기로 팀을 맡았었습니다. 팀에 애정도 있었거든요. 그러다 어느 날 절 불러서는 “네가 노력한 것과 그 성과 모두 인정하고 고맙지만 자리를 내놔야 할 것 같다” 였죠. 윗직급의 직원이 직책을 잃어 밀려 내려오게 된 거죠. 저의 성과를 인정한 느낌은 전혀 못 받았지만, 그 자리에 미련 없이 럭키비키 땡큐 하며 나왔더니, 또 반복하라고요? 지금은 남은 팀원도 없고 애정도 없으니 더더욱 맡을 이유가 없는 거죠.


또 한 명의 제안은 바로 문제의 팀리더의 것이었어요. 상사의 이야기와는 매우 달랐고, 상사에 대한 불만과 갑작스레 생겨난 팀에 대한 애정과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상식적인 발언을 내뱉더군요. 하지만 상사가 하는 말은 도통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이고, 하는 꼴(이라고 정확히 표현함)을 더 이상 볼 수가 없다더군요. 그러더니 본인이 저를 추천했고, 상사가 불러 제안하면 수락하라더군요. 쫓겨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절 앉히고 떠나는 모양새를 만들고 싶은 것 같았어요. 그만둘 생각까진 아닌 듯했는데, 자신이 원하는 것을 던지면서 마지막 폭탄으로 본인이 그만두겠다고 한 것을 상사가 냉콤 주워 담은 거죠. 당장은 아니고, 그래도 본인이 팀이 굴러가게끔 만들고는 나가겠다는데, 더 있으라고도 당장 손을 떼라고도 할 수가 없었어요.


다시 오늘의 운세로 돌아와서, 특별한 제안을 한다면 오늘은 결정을 내리지 말라고 했는데, 양쪽 다 답을 오늘 당장 내놓아야 다음 단계를 추진할 수 있다고 절 압박하더군요. 뭐가 어떻게 되든 어차피 회사가 시키는 대로 우선 하는 거죠. 제가 퇴사를 하든, 이직을 하든 그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생각해야죠. 어차피 제가 또 어떻게 쓰이고 버려질지, 이 팀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제 인생을 다 맡길 것도 아니잖아요. 저는 제가 마음먹은 대로, 저의 길을 차분히 찾아보겠습니다. 우선은 매일매일 짧은 글, 32일 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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