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이 욕 나올 땐, 타로카드를 봅니다

매일매일 짧은 글 - 37일 차

by Natasha

지난주에는 챗지피티에게 저의 사주에 따른 미래를 물었는데, 오늘은 타로카드를 보았습니다. 뭐라도 붙들고 싶은 마음 때문인가 봅니다. 지옥에서 빨리 벗어나라는 답을 듣고 싶은데,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으니 질문이 계속됩니다. 타로는 ‘전차’ 카드가 나왔습니다.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쓴 사람이 멈춰있는 전차에 앉아있습니다. 배경에 그려진 성은 자신의 현실을 지키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이 카드는 힘든 상황을 이겨내는 힘이나 힘든 현실에서의 자기 조절로 해석할 수 있는데, 어려움에 맞설 준비는 되었지만 주변이 너무 힘들어 지쳐있을 수 있다는 해석에 제 상황을 이 카드는 알아주는구나 싶어 조금은 위로를 얻습니다.


카드에는 또 다른 그림도 담겨 있습니다. 8방향의 별을 승계받았다는데, 앞으로 엄청 많은 일이 일어날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아, 방금 전 닿았던 위로는 취소네요. 밑에 검은색과 흰색의 스핑크스가 있습니다. 이들은 내면의 갈등과 균형을 상징하는데,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 스핑크스를 잘 조정해야 앞으로 잘 나아갈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어디로 갈지 갈등을 하는 모습일 수도 있고, 또 스핑크스를 잘 다루지 못해 전차를 끌지 못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고 하네요. 지금 저의 상황은요? 그냥 전차를 던지고 홀로 걸어가고 싶습니다.


무언가 되돌리기에는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애초에 없었습니다. 자기들끼리 북 치고 장구치고 하면서 저를 끌어들이고 물고 늘어진 꼴이니까요. 팀리더는 상사에게 “이렇게는 일 못해”를 외치고선 퇴사 위기에 놓였고, 상사는 팀리더에게 “그럼 언제 나갈 건데” 압박하는 모양새인가 봅니다. 그 사이에서 전 양쪽의 방패이자 창으로 쓰이고 있고요. 직원들이 이 상황의 진실을 모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이야기는 돌고 돌아 다시 제게 오는데, 본인이 주인공인 영화 시나리오를 써대듯 내용을 마구 바꾸니 관망하고 있기도 벅차네요. 전 갑옷과 투구는커녕, 그저 온갖 활을 다 맞아 쓰러지기 직전입니다.


퇴근 직전 팀리더가 다음 주 조직평가 회의에 저보고 참석하라고 메일을 보냈습니다. 아직 공식적으로 인수인계도, 보직변경도, 하다못해 일정도 공유된 바가 없는데 일방적으로 업무 미루기가 시작됐습니다. 하반기 계획을 세울터이니 저보고 들어가는 게 좋겠다는데, 본인이 벌려놓은 판의 결과를 제게 뒤집어 씌우면서 허울이 좋네요. 회의에 동석해 달라고 했으면 그 저의를 의심하진 않았을 텐데 말이죠. 답답한 마음에 다시 한번 타로카드를 뽑아봅니다. 이번엔 ‘심판‘의 카드입니다. 이 카드는 인생에서의 중요한 전환점을 상징하는데요. 어려움을 마주했을 때, 어떤 방향을 택해야 할지 언제나 잘 알고 있다고 말해주네요. 하지만 이 역시 순간적인 변화나 고된 시련이 닥쳤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전 그저 제 행동에 책임을 지고, 언제나처럼 열심히 일하고 있겠습니다. 그러다보면 새로운 곳으로의 길도 펼쳐지겠죠. 매일매일 짧은 글, 37일 차입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회사가 원하는 건 팔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