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 쓰기 아깝지만, 회사 가기는 더 싫어

매일매일 짧은 글 - 42일 차

by Natasha

연차를 냈습니다. 가족의 사유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오늘은 사무실에 있고 싶지 않았습니다. 반차를 낼까도 싶었지만, 앞뒤 생각하지 않고 하루를 통으로 쉬었습니다. 회사 메신저가 계속 울렸지만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없어서 안될 일도 없을뿐더러, 그렇게 급한 건이면 전화가 왔겠죠. 오늘은 팀원들과 함께 있는 개인 메신저도 열어보지 않았습니다. 절반도 넘는 인원이 타 부서로 자진 이동해 이제 남은 사람도 얼마 없네요. 오늘자로 이동하는 직원이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 또한 그가 성장하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은 진심이고요.


반면에 오늘부터 업무를 1도 모르는 경력직 타 부서 직원 두 명이 이 팀에 합류합니다. 일찍이 머물고 있던 팀의 인수인계가 끝나지 않았다며 2주 뒤부터 일하겠다고 합니다. 이 팀의 인수인계는요? 어떻게든 되겠지, 싶습니다. 분명 메신저에 저의 연차가 표시되어 있을 텐데, 대표가 비서를 통해 절 부르고, 상사도 새로이 팀 보고를 하라는 메신저 알림이 뜨네요. 업무가 진행이 되어야 보고도 하고 계획도 세울 텐데, 뭐든 정리해서 보고하라고 하니 또 이 또한 하면 되겠죠.


볼일을 보며 빌려놨던 대출 만기가 다가온 책도 읽고, 밀어뒀던 개인적인 프로젝트도 손을 대려고 했습니다. 물론 전날 밤 계획은 아침에 눈을 뜨면서 사라지곤 하죠. 오늘도 무기력함에 빠져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저녁이 되었습니다. 운동도 하고, 대낮에 카페에 가서 남이 타준 커피도 마시고, 일하는 직장인들이 부러워할 법한 하루를 보내고 싶었는데 말입니다. 이 꿀 같은 연차를 허투루 쓴 것만 같아 아쉬움이 크지만, 그래도 에너지 충전이 조금은 된 것 같아요.


이렇게 야금야금 연차를 써버려 아직 상반기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휴가가 절반도 채 남지 않았더라고요. 퇴사를 하게 되면 대부분 남은 연차를 휴가로 돌리고 들어가곤 하던데요. 혹 다른 곳으로 이직하는 경우엔 이곳에서의 근무일 조정에 따라 휴가 사용 계획이 달라지겠죠. 이런 계획이 꼭 로또 1등처럼 신기루로만 끝나지 않기를 바라며, 희망회로를 돌려봅니다. 그래서 올여름휴가 계획을 아직 세우지 못했어요. 남아서 계속 일한다면 여느 때처럼 다른 직원들의 일정을 조율해서 다음 프로젝트가 시작되기 전에 여행을 다녀올 텐데요. 혹 이직을 하거나 퇴사를 할 경우엔 여행을 가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요. 돈도 없지만 마음의 여유도 없는 요즘입니다.


그래도 짧은 글은 꾸준히 써보겠습니다. 매일매일 짧은 글, 42일 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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