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회사평점 2.5 “도망쳐!?”

매일매일 짧은 글 - 48일 차

by Natasha

여러분의 회사는 블라인드에서나 채용사이트에서 평점이 몇 점인가요? ‘우리 회사는 천국‘이라며 5.0점 만점인 곳은 없겠죠. 나름 워라밸에 성장가능성이 있다며 4.0인 리뷰 바로 밑에 ‘빨리 도망쳐 ‘라며 1.0이 있기도 하죠. 지금의 회사는 물론 여러 문제가 있고, 저 역시 퇴사를 계획하고 있지만 아주 최악인 곳은 아닙니다. 실무를 담당하는 대다수의 직원들이 정말 열심히 일하고 좋은 퍼포먼스를 내고 있어요.


문제는 조직의 방향성을 잡고 가야 하는 경영진의 파멸이죠. 몇 년 전부터 ’겉만 번지르르한 회사’, ‘오래 다니고 싶지 않은 곳’,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곳‘이라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지만, 그래도 3점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어요. 연관 회사의 평점과 크게 다르진 않죠.


그런데 말입니다. 제가 얼마 전 지원하고 서류에 통과한 곳에서 다음 인적성 시험 일정을 안내받으면서, 문득 이 회사의 평점은 몇 점인지 궁금해졌어요. 전현직 직원들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지원할 때는 왜 안 궁금했나 모르겠네요. 물론 제가 뭔가 고르거나 잴만한 상황이 아니었어서(대표와 줄줄이 윗분들과 전략 회의를 했는데, 정말 그 시간이 너무 기괴해 빨리 도망쳐야겠다는 생각뿐이었거든요), 미리 봤어도 지원은 했겠지만요.


아무튼, 지금 일하는 곳과는 다른 필드라 이런 게 평균인지 모르겠지만, 이 회사의 평점은 2.5였어요. 제가 여태껏 다녔던 회사나 검색한 회사들에서는 본 적이 없는 점수였습니다. 얼마나 이상한 곳이길래?라는 생각부터 들더군요. ‘학연, 지연으로 운영하면 망하는 전형적인 케이스‘, ‘제왕이 맘대로 하는 곳‘, ‘야근야근야근, 도망쳐 ‘, ‘정치질 난무, 일하는 사람만 업무 몰림‘ 등등 1.0이 이렇게 많을 수도 있구나 싶더라고요. 얼마 없는 이직 정보에는 인사팀의 연봉협상에서 도망친 분들도 있었고요.


직접 겪어보지 않고선 사실을 알 수 없겠지만, 제가 다닌 회사들의 리뷰 신뢰도를 생각하면 전혀 없는 말은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지옥굴에 들어가지 않아도 그 입구에서 그 음산하고 불길한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이 또한 기회라고, 면접에 가서 그들이 날 평가하듯 나도 그 회사를 평가하면 되는 거라고 생각해 봅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불안한 마음이 조금은 감춰지는 것도 같습니다. 아직 합격한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가네 마네 고민하는 것도 웃기잖아요. 지원자가 꽤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어서, 가능성이 높은 분들도 몇몇 있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그래도 이번 주쯤 연락이 오면 6월 첫 주에 면접을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선거와 현충일이 있어서 평일에 모두 출근해 일처리 할 것들이 태산에, 팀원 채용을 위한 평가회의도 거쳐야 하고, 외부 업체 미팅도 줄줄이 잡혔습니다. 갑작스러운 부서 발령으로 하고 있던 일을 마저 처리하고 인수인계를 했던 새로운 팀원들도 담주부터는 우리 팀의 인수인계를 주고받으며 바로 업무에 투입시켜야 하는 상황입니다. 6월 한 달 스케줄이 달력에 꽉꽉 차있는 상황에 머리를 쥐어뜯을 때쯤, 전화가 울렸습니다. “인적성검사 확인했고요, 다음 주 면접 가능하신가요?”


매일매일 짧은 글, 48일 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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