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짧은 글 - 47일 차
어제는 월요일이었습니다. 마침내 (스스로 약속한) 평일 브런치 글쓰기를 펑크 낸 날이기도 합니다. 밤 12시가 넘어서라도 특별한 이슈나 소재가 없더라도 워킹데이인 평일은 꼭 썼는데, 정말이지 완전히 까먹었습니다. 사실 어제 어떻게 일했는지도 기억이 안 나요. 물론 오늘도 숨 막힐듯한 시간을 보내고, 한숨도 일흔아홉 번 정도 내쉰 것 같고, 허공을 바라보며 얼굴이 흘러내리듯 울상이긴 했지만 그래도 힘을 내보았습니다. 너무너무 일이 많지만 또 해야 하는 일이니 어쩌겠어요. 그래도 틈틈이 직원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간식도 먹고, 메신저로 뉴스도 공유하고 그랬습니다.
한 시간 일찍 출근하는 대신 한 시간 야근을 하면 다른 직원들과 함께 퇴근합니다. 요즘처럼 해가 길어질 때면, 조금 더 야근을 해도 밖이 밝아 덜 우울해집니다. 암튼 오늘도 한 시간 더 일하고 정시퇴근하는 팀원과 로또 명당을 찾았습니다. 불로소득의 삶을 꿈꾸는 직장인의 평범한 결의라고나 할까요? 둘이 같이 1등은 될 수 없을진대, 우리 꼭 로또 1등이 되자며 진지하게 다짐하는 것이 현타가 오지만, 또 이런 희망이라도 갖는 거죠.
동료는 1등이 되면 마음 편히 회사를 다니겠다고 합니다. 누군가 날 힘들게 하더라고 개의치 않고 놀멍쉬멍 다닐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더군요. 전 무조건 퇴사를 할 거라고 말합니다. 저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이곳을 하루빨리 떠나는 것이 살 길 이거든요. ‘에이~ 요즘 1등은 얼마 안 돼서 평생 못 놀아 ‘라고들 하지만, 저같이 작고 소박한 연봉을 받는 자는 10~20년은 더 일하고 그 돈을 한 푼도 쓰지 않아야 가질 수 있는 금액인 걸요. 그 시간을 벌었으니, 이 상금을 허투루 쓰지 않고 연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려 할 것 같아요.
물론 가끔 사는 로또는 그놈의 6개 숫자를 잘도 피해 가고, 그나마 자주 까먹어 매주 1등이 되는 기회를 놓쳤다며 아쉬워합니다. 그러면서 ‘1등이 되면 ‘이라는 상상과 J 같은 계획도 세우곤 하죠. 우선 대출을 갚고, N 년까지 매달 쓸 최소한의 고정비와 생활비를 떼어놓고, 부모님을 포함해 전체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가고, 12년간 수십만 킬로를 탄 형제의 차를 바꿔주고, 조카들의 대학 등록금 통장을 만들고 나면, 그러고도 돈이 된다면 딱 3년 프랑스에서 어학과 그림을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지금의 현실에서는 1도 계획할 수 없는, 꿈도 꿀 수 없는 이야기지만 ‘만약에’ 속에서는 뭐든 가능하니까요.
머릿속은 온통 내일 처리해야 할 일과 보내야 할 메일과 조율해야 할 회의와 작성해야 할 보고서로 뒤죽박죽입니다. 이번 주, 저의 로또는 과연? 매일매일 짧은 글, 47일 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