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회사에서 버티는 이유

매일매일 짧은 글 - 53일 차

by Natasha

누군가는 조직개편으로 인해, 누군가는 계약 종료로 인해, 또 누군가는 팀리더를 피해 이곳을 떠났습니다. 그렇게 합을 잘 맞추며 일하던 팀이 망가진 건 한두 달 안에 일어난 일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런 조짐은 일 년도 더 된 것 같습니다. 모두에게 인격적 모욕과 상처를 준 팀리더는 결국 자기 발등을 자기가 찍으며 이곳을 떠나게 됐지만, 본인도 억울한 것이 많나 봅니다. 여기저기 노무사를 찾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니, 누가 그의 편을 들어줄까 싶네요. 하다못해 그에 대한 처참한 동료평가가 그 결과물이니까요.


물론 팀리더가 자진 퇴사를 하든, 압력에 의한 쫓겨나든 그게 뭐든 제가 원하는 그림은 아니었습니다. 사실 그의 인생은 노관심였죠. 모두가 사라지고 이렇게 엉망이 된 팀에서 저 역시 탈출을 노리고 있었으니까요. 그 엉망진창 속에서 고생 한 번 해봐라,라는 마음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이런 생각이 죄라면 죄겠죠. 팀리더가 사라지고 그 엉망진창에 제가 빠졌으니까요. 다들 빌런이 사라졌으니 이제 된 거라고, 어쨌든 버티라고 말해줍니다. 하지만 제게 있어서 문제는 단순히 팀리더만은 아니었어요. 회사는 이미 그에 대한 팀원과 주변의 평가를 다 알고 있었고, 팀의 문제 역시 파악하고 있었지만 그대로 둔 거죠. 팀리더가 이렇게 팀을 망치게끔 놔둔 것은 결국 회사인 거죠.


무엇보다도 위기를 내세우며 회사의 가치를 훼손하는 목표와 상사들의 업무 방식이 절 너무도 지치게 합니다. 누군가 우리가 회사에서 버티는 이유는 금전적 보상(연봉이니 성과급), 함께 일하는 사람들(동료), 그리고 일에 대한 성취와 만족이라고 하더군요. 이 세 가지 모두를 만족항 수 없지만, 이 중 하나라도 채워지면 참고 일하는 거죠. 그래서 다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을 땐 비싼 무언가를 사거나 은행 대출을 하라고 하잖아요. 반대로, 정말 최소한의 비용으로만 살겠다고, 더 이상 스트레스 없는 곳에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곳은 없겠죠. 일이 편하고 쉬우면 사람이 힘들고, 사람들이 참 좋으면 월급이 안 나오고… 어디든 문제가 없을까요?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조금이라도 희망을 품어보라고, 그리고 그 희망 속에서 진심으로 즐거운 순간순간이 있기를 진심 바랍니다. 우리, 스스로를 믿기로 해요. 그리고 조금만 더 단단해져요. 지금 느끼는 무게와 부담은 어쩌면 스스로에게 부여한 기준과 평가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스스로를 옥죄지 말기로 해요. 현실적인 고민들, 사회적인 기준과 힘든 인간관계, 이런 거 따위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지 마세요.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오늘을 살기로 해요. 자신을 허락해 주세요. 그래야 또 내일을 살 수 있으니까요. 매일매일 짧은 글, 53일 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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